‘친일舌禍’ 조영남씨 방송 퇴출 위기

  • 입력 2005년 4월 25일 2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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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영남(趙英男·사진) 씨가 24일 일본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독도 및 교과서 문제와 관련해 냉정히 대처하는 일본이 한 수 위”라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간 뒤 조 씨를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 윤미향(尹美香) 사무총장은 “역사학자도 아닌 가수가 이런 발언을 할 만큼 역사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태평양전쟁유족회 양순임(梁順任) 회장은 “제발 발언을 하기 전에 역사의 아픔을 겪고 있는 세대의 처지를 헤아려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누리꾼(네티즌)들은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한 조 씨가 ‘야스쿠니에 가보니 일반 신사와 다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는 산케이신문 보도와 관련해 “한국인으로서 일본을 옹호하는 행동을 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누리꾼들은 조 씨가 사회를 맡고 있는 KBS1 TV ‘체험 삶의 현장’ 자유게시판에 항의 글 3000여 건을 올리고 사회자 교체를 요구했다.

KBS 길환영 외주제작팀장은 “조 씨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 할지라도 시청자들에게 미치는 파장과 프로그램 이미지를 생각해 사회자 교체 문제를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趙씨 “내 발언 왜곡됐다”▽

한편 조 씨는 25일 본보와의 전화에서 “산케이신문이 내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처럼 보도하고 내 발언도 왜곡했다”면서 “산케이에 항의해 정정보도 약속을 받았다”고 말했다.

조 씨는 “야스쿠니신사에 간 적은 있지만 관광이 목적이었을 뿐 참배를 한 적은 없다”면서 “야스쿠니는 일본의 대동아공영권 염원이 담겨 있는 곳으로 이를 자꾸 환기시키는 건 다시 한번 아시아를 칠 의도가 있다는 뜻으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는 말을 했는데, 산케이가 이 말은 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본이 한 수 위’라고 말한 것은 일본이 막강한 국력으로 국제여론을 악화시켜 한국인을 이용하려는 이른바 ‘고의적 도발 행위’의 교묘함을 비꼰 것일 뿐 일본을 옹호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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