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자폐증 극복 26일 피아노 연주하는 은성호씨

  • 입력 2005년 4월 25일 1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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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를 통해 자폐증이라는 장애를 극복한 은성호 씨. 사진 제공 밀알복지재단
피아노를 통해 자폐증이라는 장애를 극복한 은성호 씨. 사진 제공 밀알복지재단
“성호가 같은 장애인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길 원합니다. 단 한 사람의 관객이라도 아들의 연주를 듣고 희망을 얻길 바랍니다.”

은성호(21·경기 수원시 구운동) 씨는 발달장애인이다. 야구선수의 타율을 모두 외워버리는 천재성은 가졌지만 지하철을 타면 모르는 아가씨들의 스타킹을 만져댈 정도로 사회성이 없다.

어머니 손민서(48) 씨가 아들의 자폐 증상을 발견한 것은 생후 20개월 때.

주변에 있는 책, 잡지 등 종이조각은 다 찢어버리는가 하면 어머니가 아무리 불러도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병원에 데려갔더니 ‘자폐’라는 충격적인 진단이 나왔다.

그러던 중 손 씨는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 때 피아노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처음 깨달았다. 선생님이 음악시간에 오르간으로 연주를 한 뒤 설명을 하려고 칠판 앞으로 가면 그는 어느새 오르간에 앉아 선생님이 치던 곡을 그대로 연주했다. 아들의 비상한 재주를 읽고 어머니는 그를 바로 동네 피아노학원에 보냈다.

학교와 학원을 매일 오가며 피아노를 연습한 지 10년. 이제는 상급자들도 어려워하는 베토벤의 소나타 ‘월광’이나 ‘비창’ 등도 능숙하게 연주해낸다. 장애로 인해 감정표현은 서툴지만 테크닉은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은 씨는 26일 오후 7시 반 서울 강남구 일원동 밀알학교에서 열리는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통합을 위한 밀알콘서트’에서 베토벤의 피아노곡 등을 연주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SK가 중증 장애아동에게 의료비로 6000만 원을 지원한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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