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좋은 어머니 되려면 배워야죠”

  • 입력 2005년 4월 25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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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을 위해서는 어머니의 역할이 절대적이죠. 아이들에게 어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큰 학교나 다름없습니다.”

대구 달성군 다사읍 서재중 정병표(鄭秉杓·57) 교장은 25일 “훌륭한 자녀는 어머니가 만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어머니에 대한 그의 교육철학은 확고한 편이다.

막연하게 어머니의 역할만을 외치는 게 아니라 학교 안에 ‘학모(學母)교육대학’을 만들어 1년 동안 교육 프로그램을 알차게 운영하고 있다.

학부모나 주민을 위해 대학이 개설한 교육 프로그램은 흔하지만 일선 초중고에 체계적인 부모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매우 드물다.

지난해 개교와 함께 교장으로 부임한 그는 ‘1기 서재중 학모교육대학’을 개설했다. 지원자 65명 가운데 40명을 선발해 1년 동안 152시간을 교육했다.

올해도 7일 2기 학모교육대학을 개설해 12월 초순까지 41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한다. 100여명이 신청했을 정도로 학모들의 관심도 높다.

입학식에는 신상철(申相澈) 대구시교육감도 참석해 축하했다.

수업은 매주 목요일 3시간씩 이뤄진다. 90분은 정 교장이 직접 만든 교재 ‘훌륭한 자식은 부모가 만든다’를 통해 학습지도와 인성교육 등을 실시하며, 나머지 90분은 다양한 분야의 외부 강사가 참여한다.

“1991년부터 4년 동안 교포 학교인 일본 오사카 건국(建國)중·고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면서 일본의 부모 교육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부모부터 독서를 열심히 하면서 자녀 지도를 꽤 전문성 있게 했어요.”

그는 이에 자극 받아 1996년 학모교육대학을 개설했다. 현풍여중·고와 경상중 등에서 그가 시행한 이 프로그램을 수료한 어머니는 350여명에 이른다.

지난해 서재중 학모교육대학을 다닌 42명은 모두 졸업을 했다. 95% 이상 출석을 하고 자녀교육에 관한 논문을 제출해야 졸업을 인정할 정도로 ‘학사관리’도 엄격하다.

어머니들의 반응도 좋다. 자녀 교육에 관해 이만큼 다양하고 알찬 내용을 무료로 공부할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

2기 대학의 학모 대표를 맡은 윤명옥(尹明玉·42) 씨는 “부모라면 자녀 교육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지만 막연하기 쉽다”며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서 공부를 하기 때문에 책임감도 강해지고 학교 교육을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정 교장은 “청소년들이 바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학교보다 오히려 가정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며 “학모교육대학을 통해 쌓은 어머니들의 실력이 자녀들에게 옮겨져 인재로 자라는 데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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