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8개국 유럽연합 가입 1년

  • 입력 2005년 4월 25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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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유럽연합(EU)에 가입한 동유럽과 지중해의 10개국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EU 가입 이후 줄곧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앞선 EU의 일원이 됨으로써 국가의 수준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그들의 목표가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25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보도했다.》

▽EU 가입 후 높은 경제성장=체코, 폴란드, 헝가리,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의 동유럽 8개국과 지중해의 몰타, 키프로스 2개국은 2004년 5월 1일 EU에 공식 가입했다.

EU 가입은 이들 국가에 커다란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EU 회원국이라는 명함은 해외직접투자를 끌어오는 데 유용한 수단이 됐다. JP모건의 마이클 마레스 동유럽 담당 애널리스트는 “최근 2년 사이 이 지역에 대한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의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체질 개선 효과도 가져왔다. EU가 가입의 전제조건으로 부패척결, 경제개혁 등을 요구한 바람에 신규 가입국들은 노동시장개혁, 조세개혁 등을 단행해 투명성을 높였다. 전문가들은 “기존 15개 EU 회원국보다 훨씬 빨리 구조조정에 성공한 셈”이라고 말했다.

곧바로 서유럽의 문을 두드리기가 부담스러운 아시아 등의 투자자들은 EU 신규 가입국을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했다.

기존 EU 가입국들과 동일한 대접을 받는 데다 값싼 임금을 활용해 원가도 절감할 수 있기 때문. 덕분에 의류, 기계, 가전,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신규투자 및 공장 인수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신규 가입국 중 리투아니아, 헝가리, 슬로베니아는 벌써 EU헌법 비준절차를 완료했다. 기존 15개국 중에선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 3개국만 비준절차를 마친 것과 비교하면 빠른 추세다.

▽험난한 앞길=하지만 이들 앞에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 네덜란드 등 기존 가입국들 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EU헌법 반대 움직임이 가장 큰 걸림돌.

기존 가입국 국민들은 EU의 확대가 세금을 증가시키고 가난한 동유럽 주민들의 대거 이민을 불러왔다며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EU 회원국 중에서 하나라도 EU 헌법을 부결시키면 유럽통합은 일단 실패하게 된다.

신규 가입국들의 시장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EU 회원국으로서의 과실을 향유하기도 전에 벌써 기업들은 더 싼 노동력을 찾아 동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계 컨설팅 업체인 유라시아그룹의 존 레비 애널리스트는 “일단 EU에 가입하면 기존 가입국과 동일한 규제를 받기 때문에 임금이 상승하는 등 외국투자자로서는 부담이 크다”며 “이미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동쪽의 EU 비회원국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EU 신규 가입국의 GDP 성장률(단위:%)

2003년2004년
기존 EU 15개회원국0.82.2
체코3.74.0
에스토니아5.16.2
헝가리3.04.0
라트비아7.58.5
리투아니아9.76.7
폴란드3.85.3
슬로바키아4.55.5
슬로베니아2.54.6
키프로스1.93.7
몰타―1.81.5
표에 제시된 동유럽 국가의 EU가입 시점은 모두 2004년 5월 1일. 자료:eurostat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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