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자동차 “우린 박물관 마케팅”

  • 입력 2005년 4월 25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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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 조감도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 조감도
독일 자동차 회사들이 ‘박물관 마케팅’에 나섰다.

월스트리트 저널 유럽판은 최근 다임러크라이슬러(메르세데스 벤츠), 포르셰, BMW 등이 자동차 박물관 건립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독일 회사들이 한국과 일본 자동차의 세계 시장 약진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박물관을 택한 것으로 분석했다.

▽독일에 부는 자동차 박물관 바람=다임러 크라이슬러사는 슈투트가르트에 내년 5월 완공을 목표로 ‘메르세데스 벤츠 박물관’을 세우고 있다. 연면적 1만6500m²인 이 박물관에는 서독 초대 총리인 콘라드 아데나워의 공식 업무차량, 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비가 즐겨 탔던 빨간색 벤츠 SL 스포츠카 등이 전시된다. 회사 관계자는 총공사비가 1억 유로(약 1350억 원)를 넘는다고 밝혔다.

포르셰도 슈트트가르트 본사 주차장 터에 기존 박물관 4배 크기의 새 박물관을 세우는 중. 2007년 하반기쯤 완공되는 이 박물관에는 포르셰가 자랑하는 ‘명차(名車)’ 80여 대가 전시되며 레스토랑, 테마 전시장 등도 들어선다.

BMW도 내년 상반기까지 뮌헨에 멀티미디어 전시장과 레스토랑이 들어서는 ‘BMW월드’를 세우고 2007년 중반까지는 현 박물관을 확장해 개관할 예정이다.

▽아시아 신흥 자동차에 맞불=다임러크라이슬러와 BMW는 특히 내년 6월 독일월드컵 개막 이전에 박물관과 BMW월드를 개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독일 월드컵의 공식 스폰서인 현대자동차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월스트리트 저널 유럽판의 분석이다. 자동차가 ‘태어난’ 독일 땅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한국의 현대자동차 로고가 경기장과 TV를 통해 연일 비쳐지면서 독일 회사들을 위협하리라는 것.

이 신문은 또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렉서스 등 아시아 차들이 세계 시장에서 세력 확장을 하고 있는 것을 언급하며 “독일이 가장 자신 있는 분야, 즉 역사(박물관)를 대응책으로 내세웠다”고 분석했다.

베를린=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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