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물리학과 우정원(禹晸元·48) 교수와 황지수(黃芝洙·32) 박사는 일본 도쿄공업대와 공동으로 빛 알갱이(광자)를 원하는 한쪽 방향으로만 진행시킬 수 있는 ‘광다이오드(광자결정 이종 접합계)’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이뤄진 이 연구 결과는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 온라인판 24일자에 소개됐다.
현재 컴퓨터의 핵심부품으로 사용되는 반도체 다이오드는 전자를 한쪽 방향으로 진행시키고 반대 방향으로는 흐르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회로 내 다양한 요소들의 기능을 제어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광다이오드는 전자 대신 광자의 흐름을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시킬 수 있어 차세대 광컴퓨터를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 교수는 “광자는 전자에 비해 훨씬 빠르기 때문에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속도가 월등하다”며 “기존 컴퓨터를 새마을호에 비유하면 광컴퓨터는 고속철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존 컴퓨터는 전자를 이용하기 때문에 태양 흑점의 활동 등으로 주변 자기장이 변하면 고장 나기 쉽다”며 “광자는 전기 성질이 없으므로 광컴퓨터는 이런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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