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체들 신제품 반응 살피는 첨병으로 급부상

  • 입력 2005년 4월 24일 1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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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이 주 고객인 업체들이 편의점과의 공동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편의점 GS25에서 4월 말부터 판매될 예정인 싸이월드 사이버머니인 ‘도토리’를 무료로 주는 삼각김밥. 사진 제공 GS리테일
젊은 층이 주 고객인 업체들이 편의점과의 공동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편의점 GS25에서 4월 말부터 판매될 예정인 싸이월드 사이버머니인 ‘도토리’를 무료로 주는 삼각김밥. 사진 제공 GS리테일
올해 1월 편의점 훼미리마트에는 10, 20대 고객이 유난히 북적거렸다. 이들은 주로 게임업체 넥슨이 만든 자동차경주 온라인게임 ‘카트라이더’ 물품 교환권이 들어 있는 삼각김밥을 샀다. 삼각김밥에 들어 있는 일련번호를 컴퓨터에 입력하면 ‘풍선’이나 ‘카트’ 등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아이템을 무료를 얻을 수 있다.

10, 20대가 많이 모이는 편의점이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업체들의 공동 마케팅 장소로 부상하고 있다.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살피는 테스트 마켓으로 편의점이 딱 맞기 때문이다. 편의점도 매출이 늘기 때문에 제휴에 적극적이다.

▽편의점 마케팅 확산=넥슨은 공동마케팅 기간에 이용자가 10%가량 늘었다. 3∼4월에는 다른 게임인 ‘메이플 스토리’도 비슷한 공동마케팅을 벌였다.

넥슨 민용재 사업본부장은 “온라인 게임이지만 편의점과 연계한 오프라인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게임 이용자가 증가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골프게임 ‘팡야’를 파는 한빛소프트도 훼미리마트와 공동으로 ‘팡야’와 샌드위치를 결합한 ‘팡야 샌드위치’ 판매를 통해 비슷한 효과를 봤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싸이월드’는 편의점 GS25와 제휴해 이달 말부터 삼각김밥 구매고객에게 사이버 머니 ‘도토리’ 2개(200원 상당)를 무료로 주는 행사를 벌인다.

편의점도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넥슨과 훼미리마트의 공동마케팅이 진행된 13일 동안 전국에서 120만 개의 삼각김밥이 팔렸다. 평소보다 5배가량 많은 양이다. 삼각김밥은 음료나 라면 구매를 유발하는 ‘미끼 상품’ 역할도 하기 때문에 매출 효과가 크다.

▽신제품 테스트도 편의점에서=롯데제과는 1000원 안팎의 비싼 아이스크림을 내놓을 때 편의점에서 먼저 반응을 살핀다. 최근에는 ‘녹차연인’이라는 아이스크림 신제품이 1개월 만에 편의점 판매 상위권에 오르자 생산량과 판매망 확대를 결정했다.

일본의 커피제조업체 UCC도 GS25에서 ‘캔 원두커피’를 시험판매한 뒤 결과가 좋자 슈퍼마켓과 할인점으로 유통망을 확대했다.

편의점은 일반 슈퍼마켓과 달리 전국 판매량이 거의 즉시 집계된다. 또 구매자의 성별과 연령대를 입력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누가(연령과 성별) 무엇을 샀는지 알 수 있다.

이 자료를 활용하면 신제품이 실제 목표로 한 연령층에서 소비되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다.

▽편의점이 더 적극적=훼미리마트는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개발 초기 단계부터 개발업체와 제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처음부터 게임 사용자를 모집해 주고 관련 기획상품도 조직적으로 만들면 매출 증대 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GS리테일도 편의점의 특성을 살린 공동 마케팅이나 제휴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최근에는 우체국과 제휴해 자사 편의점인 GS25에서 우편물을 대신 받아 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GS리테일의 박치호 부장은 “24시간 문을 여는 편의점의 특성을 살린 ‘제휴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전담조직까지 두고 있다”며 “편의점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에서 서비스를 파는 곳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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