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컨벤션센터 → 김대중컨벤션센터?

  • 입력 2005년 4월 22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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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준공을 앞둔 광주전시컨벤션센터(젝스코·GEXCO)의 이름을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딴 ‘김대중컨벤션센터’로 변경하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젝스코 조영복(曺泳福) 사장은 22일 “국내 유일의 노벨평화상 수상경력 등으로 국제적 인지도가 높은 김 전 대통령의 이름을 붙일 경우 해외마케팅에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이 지역 출신인 김 전 대통령을 기념하는 의미도 있어 개명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21일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에 출석해 이같이 밝히면서 “동교동 측도 개명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박광태(朴光泰) 광주시장도 이달초 기자들과 만나 명칭변경 필요성을 제기한 뒤 “김 전 대통령 재임 때 이 센터의 건립예산지원을 강력히 지시해 현재의 사업규모가 확정된 만큼 개명할 충분한 명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공공시설이긴 하지만 이익창출 기능을 부인할 수 없는 전시컨벤션센터의 특성을 고려할 때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반대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우리당과 민주당의 미묘한 세력관계를 고려할 때 ‘복고정서’에 편승하려는 일부의 정치적 의도가 숨겨져 있다”며 이번 논의의 순수성에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또 일부 광주시의원들은 “김 전 대통령의 국제적 위상에 비해서는 격이 떨어지는 광주전시컨벤션센터의 규모를 감안하면 ‘드골공항’ ‘케네디공항’과 같이 무안공항을 ‘김대중공항’으로 개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당별로는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대부분 찬성한 반면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모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 문제에 ‘정치적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는 세간의 추측을 뒷받침했다.

:GEXCO:

호남권 유일의 전시컨벤션시설로 광주 서구 치평동 1만6000평 부지에 연건평 1만2000평(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 500개의 전시부스 설치가 가능한 대형 전시장과 2000명이 동시 입장할 수 있는 대회의실 및 중 소 회의실 10곳 등을 갖춘 지능형건물. 광주시가 국비 434억 원을 지원받아 사업비 995억 원을 출자한 지방공사로 7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김 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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