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밖에선 총리가 사과… 안에선 의원들 외면…

  • 입력 2005년 4월 22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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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亞-阿정상회의서 “통절히 반성”▼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막된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과거 주변나라 침략과 식민지지배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사과’를 표명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과의 심정’을 밝혔던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의 담화를 인용하는 방식으로 제국주의 침략사를 사과했다.

그는 “일본에 의한 식민지지배와 침략으로 많은 국가들, 특히 아시아인들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주었다”면서 “경제대국은 돼도 군사대국은 되지 않는, 모든 문제를 무력에 의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총리가 해외에서 과거사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표명한 것은 1991년 5월 가이후 도시키(海部俊樹) 전 총리가 싱가포르 방문 때 포괄적인 유감을 밝힌 이후 처음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아시아·아프리카 역내 국가와의 협력증진을 위해 “정부개발원조(ODA) 규모를 국민총소득(GNI)의 0.7%까지 늘릴 것이며 자연재난 대책에도 앞으로 5년간 25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혁이 중요하다. 올 9월까지 안보리 개혁안이 통과되도록 유엔과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한편 고이즈미 총리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23일 열릴 예정이다.

자카르타=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여야 80여명 야스쿠니 신사 찾아가 참배▼

일본 현직 장관을 포함한 여야 국회의원 80명이 22일 오전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이들은 ‘다 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일본 국회의원 모임’ 소속 회원들로 해마다 봄가을 두 차례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해 왔다. 모임 회원은 여야 소속 중의원과 참의원 등 266명.

이날 참배에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무상 및 내각부와 방위청의 정무관 3명이 참가했다.

자민당에서는 와타누키 다미스케(綿貫民輔) 전 중의원 의장과 고가 마코토(古賀誠) 전 간사장 등 78명, 민주당에서는 하라구치 가즈히로(原口一博) 중의원 의원 등 2명이 참배했다.

이규형(李揆亨)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정부는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 정부 책임자나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 참배하는 것은 우리의 국민감정을 손상하는 행위로 단호히 반대한다”며 사려 깊은 행동을 촉구했다.

도쿄=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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