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훼손되고 있다…서울대 규장각 기록유산 부실 관리

  • 입력 2005년 4월 22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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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정족산본·국보 151호), 승정원일기(국보 303호) 등 서울대 규장각에 보존된 조선시대 국보급 기록문화유산의 훼손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서울대에서 열린 규장각 증축개관 기념식에서 규장각관리실(규장각의 전신) 책임자를 지낸 서울대 박병호(朴秉濠·법학과) 명예교수는 “규장각의 역사적 자료들이 전문 관리인력 부족으로 보존이 아닌 보관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교수급 연구자를 배정하고 보존, 복원 등에 관한 연구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규장각에는 국보급 사료 6종, 보물 8종을 포함한 조선시대 고서적 17만5000점과 고문서 5만여 점, 지도 6000여 점 등 역사사료 26만 점이 보관돼 있다. 그러나 이를 관리하는 인원은 관장(교수급) 1명과 학예연구사 5명 등 모두 20여 명에 불과하다.

규장각 송기중(宋基中·국문과 교수) 관장은 “태조실록부터 명종실록까지 당시 밀랍본(蜜蠟本)으로 제작된 실록 614책 중 21% 정도는 훼손이 진행됐다”며 “밀랍본 자체가 세계적으로 희귀한 보관법이라 복원 보존 문제에 대한 연구가 거의 전무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대는 2003년 5월부터 110억 원을 들여 기존 건물(연면적 4077m²) 앞쪽에 잇대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을 증축해 전시와 보관 공간을 두 배로 늘렸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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