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美재정적자 한계직면…경제침체-후퇴 우려

  • 입력 2005년 4월 22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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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그린스펀(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21일(현지 시간) 상원 예산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지탱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신속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경제가 침체하거나 후퇴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의회가 재정지출 감축과 균형예산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재정적자 축소를 위해 예산 책정 때 재원을 어떻게 충당할지를 밝히는 시스템을 부활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모호한 표현으로 숱한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것으로 유명한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에 대해 이번에도 다양한 각도의 해석이 나왔다.

미국 증시는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보다 그린스펀 의장이 금리 인상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은 점에 더 고무됐다.

미국 증시에서는 “금리가 더 오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확산되면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206.24포인트(2.06%), 나스닥종합지수도 48.65포인트(2.54%) 각각 올랐다.

샌드라 피아날토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그린스펀 의장의 이날 발언은 심각한 재정 적자에서 비롯되는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FRB가 금리를 상승할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반대로 해석했다.

또 재정적자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그린스펀 의장의 우려는 중장기적으로 미국 경제가 악화할 것이라는 예고여서 주가 반등이 오래 가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해 미국의 재정적자는 4270억 달러(약 427조 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재정적자는 4120억 달러였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사실상의 고정환율제가 중국의 경제성장을 저해하고 있어 중국은 환율정책을 빨리 변경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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