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경보의 여왕’ 김미정 20㎞서 또 한국新

  • 입력 2005년 4월 22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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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록 제조기“달리기보다 경보가 몇 배 더 힘들어요.” 22일 전국종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생애 17번째 한국신기록을 세운 김미정. 사진 제공 대한육상경기연맹
신기록 제조기
“달리기보다 경보가 몇 배 더 힘들어요.” 22일 전국종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생애 17번째 한국신기록을 세운 김미정. 사진 제공 대한육상경기연맹
생애 17번째 한국신기록. 김미정(26·울산시청)의 신기록 행진은 경이롭다.

김미정은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34회 전국종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일반부 20km 경보에서 1시간 32분 15초를 기록해 자신이 2003년 세운 종전 한국기록(1시간 33분 3초)을 48초 앞당겼다.

이번 한국신기록은 김미정이 1998년 3월 경보에 입문한 이래 17번째. 20km 경보 8번, 10km 경보 5번, 1만m(트랙) 경보 1번, 5000m 경보 3번이다.

이는 한국 육상을 통틀어 단연 으뜸. ‘한국의 미녀 새’ 최윤희(19·공주대)가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세운 12회보다 5번이나 많다.

김미정의 이번 기록은 세계기록(1시간 26분 22초·중국 완왕, 러시아 예레나 니코라예바)에 5분 53초 뒤지는 세계 39위 기록. 그는 “아직 유연성이 부족하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레이스 자세를 비디오를 통해 배우고 있다. 우선 1시간 20분대에 진입한 후 2006 도하아시아경기대회에서 메달을 노려보겠다”고 말했다.

김미정은 2003 파리세계육상선수권과 2004 아테네 올림픽 여자경보에 한국대표로 나갔지만 잇따라 실격 당했다. 국제 심판들은 자세가 조금만 이상해도 가차 없이 경고를 하거나 실격 판정을 내린다. 이번 신기록 작성으로 ‘또 실수하지 않을까’ 하는 심리적 위축감에서 벗어난 것도 큰 소득.

165cm, 53kg의 체격으로 충북체고 시절 중장거리 선수였던 그는 1998년 울산시청에 입단한 후 경보로 바꿨다.

국내에선 경쟁 상대가 없어 외로운 싸움을 벌여야 하는 김미정. 이래서 그의 신기록 행진은 한국 여자경보의 ‘소리 없는 아우성’이다.

김화성 기자 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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