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로브 “언론은 진보적이지 않고 권력에만 비판적”

  • 입력 2005년 4월 21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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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진보적이라기보다는 권력에 비판적(oppositional)이라고 생각한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두뇌’로 통하는 칼 로브(사진) 백악관 정치 고문 겸 비서실 차장이 18일 메릴랜드 주 체스터타운의 워싱턴 칼리지 초청강연회에서 자신의 언론관을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기자들은 자신의 역할을, 사실을 찾아내고 진실을 공정하게 보도하는 것보다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주요 인사들에게 고통을 주는 가시(thorn)가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언론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다.

언론사들의 폭발적인 증가와 기사거리(콘텐츠)에 대한 끝없는 욕구, 그리고 엄청난 경쟁이 기자들로 하여금 공직자들에게 점점 더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었다.

그는 “정부에 있는 사람들이 언론에 대해 좀 더 많이 알고 기자들이 정부에 대해 좀 더 알게 되면 세계는 더 좋아질 것”이라며 정부와 언론의 상호 이해를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또 “공직에 출마하고 공직에서 일하는 것의 현실과 복잡성을 언론인들이 더 이해하게 된다면 (언론인들은) 자기 업무를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적당한 수준의 회의론이 끝없는 적대감과 냉소주의가 되지 않게 하고 좋은 뉴스와 발전을 무시하지 않는 것이 언론이 안고 있는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로브 고문이 이날 “기자들은 정부가 얼마나 쉽게 실수할 수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 워싱턴 포스트는 “부시 대통령은 실수를 인정하지 않기로 유명하다”고 꼬집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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