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추신수 ML 승격… 한국인 타자 두번째

  • 입력 2005년 4월 21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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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타율 0.350의 맹타를 휘둘렀던 추신수. 시애틀 매리너스는 시범경기 후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냈던 추신수를 21일 불러 올렸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타율 0.350의 맹타를 휘둘렀던 추신수. 시애틀 매리너스는 시범경기 후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냈던 추신수를 21일 불러 올렸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그토록 기다렸던 순간은 갑자기 찾아왔다.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 산하 트리플A 타코마 레이니어스에 뛰고 있는 우익수추신수(23).

21일 오전 시애틀 인근 타코마에 있는 그의 아파트에 예고 없이 손님이 찾아왔다. 타코마 레이니어스의 감독과 트레이너였다. 문을 열면서 추신수는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방출되거나 트레이드가 되는 게 아닌가하고 불안했어요.”

그의 예상은 정반대로 빗나갔다.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오른 내야수 스캇 스피지오를 대신해 빅 리그에 승격된다는 소식을 들은 것. 추신수의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2000년 미국 진출 이후 5년 동안 마이너리그를 맴돌며 설움을 받았던 추신수는 이제 등번호 54번을 달고 메이저리그에 뛰어든다. 한국인으로는 11번째 메이저 리거이며 타자로는 최희섭(LA다저스)에 이어 두 번째.

시애틀의 마이크 하그로브 감독은 “추신수는 시범경기에서 훌륭한 파워를 보여줬을 뿐 아니라 외야 수비 능력도 뛰어났다”고 칭찬했다. 추신수는 타율 0.350, 1홈런, 4타점으로 주목받았지만 엔트리에서 밀려나 지난달 마이너 리그로 내려갔다. 당시 하그로브 감독은 “30-30도 가능한 선수지만 그렇다고 이치로를 뺄 수는 없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었다.

올 시즌 마이너리그에서도 추신수는 7경기에서 타율 0.304, 1홈런 7타점으로 활약하며 조기 승격 가능성을 높여왔다.

‘꿈의 무대’에 오른 추신수는 앞으로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좌익수 랜디 윈(타율 0.308), 중견수 제레미 리드(0.250)-우익수 스즈키 이치로(0.383)가 버틴 외야는 비집고 들어갈 틈이 좁아 보인다. 스피지오가 부상에서 회복되면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안정된 타격이 장점인 추신수는 최근 시애틀 타임스가 뽑은 ‘시애틀 매리너스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 3위(야수 1위)에 오를 만큼 차세대 유망주로 꼽힌다. 추신수의 새로운 도전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추신수

▽생년월일=1982년 5월23일

▽체격=키 179cm, 몸무게 87kg

▽출신교=부산 수영초-부산중-부산고

▽미국진출=2000년 말 계약금 137만 달러에 시애틀 입단

▽주요 경력=1999,2000년 대통령배 우승. 2000년 8월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청소년대회 MVP와 왼손투수상 수상

▽야구가족=롯데에서 은퇴한 ‘작은 거인’ 박정태의 외조카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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