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MBC ‘제5공화국’ 출연 이덕화 가발 벗고 열연

  • 입력 2005년 4월 21일 17시 09분


코멘트
MBC 드라마 ‘제5공화국’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역을 맡은 이덕화는 “5공화국 당시 정권의 분위기를 익히기 위해 정치비화를 담은 책 ‘남산의 부장들’ 등을 읽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MBC
MBC 드라마 ‘제5공화국’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역을 맡은 이덕화는 “5공화국 당시 정권의 분위기를 익히기 위해 정치비화를 담은 책 ‘남산의 부장들’ 등을 읽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MBC
“평생 군인만 했으면 멋진 군인이었을 텐데…”

23일 시작하는 MBC 50부작 정치드라마 ‘제5공화국’(토 일 밤 9시40분)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역을 맡은 이덕화(52)는 전 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평가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100년 뒤 5공화국을 드라마로 만든다면 전 전 대통령은 매력적인 캐릭터예요. 조선시대 연산군처럼 수많은 사건과 화제의 중심에 있었잖아요. 하지만 지금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뚜렷하게 남아 있고 당시 피해를 입은 분들도 많아 인물 표현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연기자 입장에서는 배역을 얼마나 잘 소화하느냐가 관건이지, 인물 자체가 좋은지 나쁜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이덕화는 ‘제5공화국’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역사를 다루는 데다 제작진이 사실 위주로 만든다는 방침을 세워 연기에 제약을 받는다고 말했다.

“제 스스로 드라마를 해석해 제 방식대로 연기하기 시작하면 드라마 전체 구도가 무너집니다. PD와 작가가 정해준 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어요.”

실제 이덕화는 1980년대 전 전 대통령의 생일잔치 때 청와대로 초청돼 사회를 본 적이 있다. 2002년 코미디언 고 이주일 씨 상가에서 전 전 대통령을 두 번째 만나 30분간 얘기를 나눈 적도 있다.

“전 전 대통령을 찾아가서 ‘제가 대통령 배역을 맡았다’고 인사를 하고 싶지만 남들이 오해할까봐 못하고 있어요. 기회가 닿으면 꼭 뵙고 싶어요.”

그는 가발을 벗고 나오는 것에 대해 “드라마가 잘 된다면 백번이라도 벗어야지. 뭐 머리 빠진 게 죈가”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하지만 드라마에 나오는 머리 모습은 진짜가 아니라 머리를 깎은 뒤 머리카락을 다시 붙인 것이라고 한다.

“이 드라마를 왜 하필 이 때 방영하느냐 하는 얘기도 나올 수 있을 겁니다. 드라마 ‘영웅시대’처럼 중간에 잘못되면 큰일 나죠. 결국 시청자들이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전 전 대통령과 비슷한 목소리를 내도록 연습을 많이 했다. 목소리 흉내를 내달라고 하자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도대체 왜들 그래.”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