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아이 눈높이 맞는책 이렇게 골라 주세요

  • 입력 2005년 4월 21일 15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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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에게는 어떤 동화책을 골라 줘야 할까.

부모들이 늘 하는 고민이다. 그런데도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책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자녀를 위해 어떤 책을 골라야 하는지 어린이도서연구회 문현주(35) 상담실장에게서 Q&A로 들었다.

―나이에 따라 어떤 책을 읽어야 하나.

2세용, 3세용 책을 따로 정하는 것은 무리. 보통 1∼3세, 4∼7세, 초등학생 등으로 나누지만 아이의 몸과 마음의 발달 정도를 고려해야 한다. 또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다소 연령대를 넓게 잡고 고르는 것이 좋다. 나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책을 보는 아이를 똑똑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책 내용을 이해하기보다 모르는 부분은 덮어둔 채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분류별 도서 목록은 www.childbook.org 참조).

―14개월 된 아이인데 책을 싫어한다.

이 시기는 아직 아이가 앉아서 책을 볼 때가 아니다. 부모의 욕심이 지나친 경우다. 8개월 된 아이에게 줄 책을 추천해달라는 상담도 들어온다. 이때는 아이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도움이 될 책을 구입하는 게 좋다. 또 일곱 살인데 책읽기를 싫어한다는 질문도 많은데 그 나이는 외부에서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하는 때라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일곱 살인데 세계명작동화집과 위인전을 사주려고 하는데….

일곱 살 어린이에게는 세계명작과 위인전이 맞지 않는다. 세계명작동화는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책을 많이 읽은 어린이들이, 위인전도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 사회현실과 자기 현실에 눈을 뜨고 역사적인 사실에 견주어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면서 읽는 것이 좋다. 일곱 살은 입학 전 학습 준비를 할 때보다, 감성을 키우고 자신감을 북돋워 주는 때로 봐야 한다. 따라서 옛이야기와 판타지 그림책을 많이 보여주고 읽어주는 것이 좋다. ‘새로 다듬고 엮은 전래동요’(보림) ‘맨날 맨날 우리만 자래’(보리)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재미마주) ‘도깨비를 빨아버린 우리엄마’(한림) ‘태양으로 날아간 화살’(시공주니어) 등.

―좋은 책이란 어떤 것인가.

일단 그림이 조잡하거나 바른 문장을 사용하지 않은 책, 단편적인 지식만 주입하는 책은 피해야 한다. 교훈을 직접 드러내 뻔한 답을 주는 것보다 주인공의 행동이나 이야기에서 자연스레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책이 좋다.

―초등학교 저학년인데 틈만 나면 만화책만 본다.

다른 책도 함께 보는 것과 만화책만 보는 것은 다르다. 만화만 보는 아이들은 창작동화나 그림책 읽는 것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다. 독서란 평생 하는 일이므로 처음부터 좋은 습관을 들여야 한다. 물론 만화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니므로 어떤 종류의 만화책을 보는지 먼저 판단해야 한다. 동화책이나 그림책 중 유머가 있어서 함께 웃을 수 있는 책부터 읽어주는 게 좋다. ‘집나가자 꿀꿀꿀’(웅진닷컴) ‘손 큰 할머니 만두 만들기’(재미마주) ‘표범의 얼룩무늬는 어떻게 생겨났을까’(재미마주) ‘똥벼락’(사계절) 같은 책은 아이도 어른도 모두 좋아하기 때문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어린이도서연구회 02-3672-4447)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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