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대학의 도서 대출 횟수를 종합한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인터넷에 연재돼 폭발적 인기를 모았던 전동조의 판타지소설 ‘묵향’이었다. 이 책은 주인공 묵향이 무림(武林)의 최고 고수가 돼 판타지 세계를 평정한다는 내용이다.
20위 안에 든 유일한 인문서적은 로마의 흥망성쇠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내용 전개가 소설만큼 흥미로워 쉽고 재미있는 책을 선호하는 대학생들의 독서 성향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야마오카 소하치(山岡莊八)의 일본판 삼국지인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비롯해 일본 책의 약진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2000∼2003년 14개 대학의 연도별 종합 순위에선 일본인 작가의 책 2, 3권이 20위 안에 들었지만 2004년 종합 순위에는 ‘로마인 이야기’와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비롯해 ‘냉정과 열정사이’, ‘반짝반짝 빛나는’(이상 에쿠니 가오리·江國香織), ‘키친’(요시모토 바나나·吉本眞秀子) 등 5권이 들었다.
출판시장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아침형 인간’(사이쇼 히로시·稅所弘)이나 ‘화’(틱낫한) 등 처세·명상·경영 서적이 대출 순위 20위 안에 들지 못한 것도 특징 중 하나다.
도서출판 에코리브르의 박재환(朴在煥) 대표는 “대학도서관의 대출 순위를 볼 때 전체적으로 사회적 문제에 큰 관심이 없는 신세대의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김아연 정보검색사 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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