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생들 “따분한 책은 싫어요”

  • 입력 2005년 4월 21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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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학생들은 인문·사회과학 서적보다는 소설책을 주로 읽는 것으로 조사됐다.

본보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부산대 경북대 등 전국의 14개 대학에서 2000∼2004년 5년간 대학도서관의 도서 대출 순위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최다 대출 도서 20위 가운데 인문·사회과학 서적은 단 1권뿐이었다.

나머지 19권은 소설이었으며 특히 판타지 무협 추리소설이 13권이나 포함돼 인문학적 교양기반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14개 대학의 도서 대출 횟수를 종합한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인터넷에 연재돼 폭발적 인기를 모았던 전동조의 판타지소설 ‘묵향’이었다. 이 책은 주인공 묵향이 무림(武林)의 최고 고수가 돼 판타지 세계를 평정한다는 내용이다.

20위 안에 든 유일한 인문서적은 로마의 흥망성쇠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내용 전개가 소설만큼 흥미로워 쉽고 재미있는 책을 선호하는 대학생들의 독서 성향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야마오카 소하치(山岡莊八)의 일본판 삼국지인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비롯해 일본 책의 약진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2000∼2003년 14개 대학의 연도별 종합 순위에선 일본인 작가의 책 2, 3권이 20위 안에 들었지만 2004년 종합 순위에는 ‘로마인 이야기’와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비롯해 ‘냉정과 열정사이’, ‘반짝반짝 빛나는’(이상 에쿠니 가오리·江國香織), ‘키친’(요시모토 바나나·吉本眞秀子) 등 5권이 들었다.

출판시장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아침형 인간’(사이쇼 히로시·稅所弘)이나 ‘화’(틱낫한) 등 처세·명상·경영 서적이 대출 순위 20위 안에 들지 못한 것도 특징 중 하나다.

도서출판 에코리브르의 박재환(朴在煥) 대표는 “대학도서관의 대출 순위를 볼 때 전체적으로 사회적 문제에 큰 관심이 없는 신세대의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김아연 정보검색사 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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