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김천시의회 “시장님, 도지사 출마하세요” 결의논란

  • 입력 2005년 4월 20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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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김천시의회가 최근 박팔용(朴八用) 김천시장을 내년에 실시될 경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도록 만장일치로 결의한데 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사 형식의 홍보물을 관련 기자 수십여 명의 집으로 우송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김천시의회에 따르면 ‘박팔용 김천시장 경북도지사 출마 권유’라는 제목의 A4용지 2장 분량의 홍보물을 경북도청과 경북도의회 등을 출입하는 중앙지와 지방지, 방송사 소속 기자 40여 명의 집으로 우송했다.

이 홍보물에는 ‘김천시의회 의원 21명 전원은 12일 직지사 파크호텔에서 의정회를 갖고 내년 민선 3기를 마치는 박 시장을, 만장일치로 자체 결의하여 경북도지사에 출마하도록 권유했다’는 내용 등이 담겨져 있다.

특히 이 홍보물은 ‘연합뉴스’ 명의로 돼 있었으나 기자가 작성한 것이 아니라 김천시 관련 직원이 만든 것으로 알려져 명의 도용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이 홍보물은 또 ‘한나라당의 텃밭에서 박 시장이 무소속으로 두 번이나 당선된 것은 행정경륜과 리더쉽, 불굴의 투지, 도전과 창조적 사고, 과감한 결단력과 추진력 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박 시장을 극찬했다.

김천시의회는 다른 시·군의 경우 의회와 집행부가 갈등을 빚고 있는데 반해 지역에서는 서로 협조하며 잘 해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김정국(金正國) 의장의 지시로 이 홍보물을 발송했다고 말했다.

김천시의회 김 의장은 “박 시장은 전국체전과 고속철도 역사를 지역에 유치하는 등 많은 성과를 냈다”며 “시의원들이 그를 경북도지사에 출마토록 만장일치로 결의한 것은 미담이라고 생각해 기자들이 알게끔 집으로 홍보물을 우송토록 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대구경실련 조광현(曺(광,황)鉉) 사무처장은 “경북도지사 출마 권유는 시의회가 결의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시의회 역할의 범위에서도 벗어난 것”이라며 “지방의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집행부 견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일은 일종의 코미디”라고 지적했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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