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토론마당]공휴일 축소

  • 입력 2005년 4월 20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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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보다 생산성에 관심을▼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공휴일을 줄여야 한다고 경제 단체가 정부에 건의했다고 한다.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노동시간이 가장 길다는 현실도 감안해야 한다. 단순한 양적인 노동시간을 가지고 국가 경쟁력의 지표로 삼는 것도 문제다. 주5일 근무제 실시로 휴일이 많아졌다고 그것을 공휴일 축소로 메우는 방법은 바람직하지 않다. 노동자와 가장들의 삶이 더 고단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공휴일을 생산성 손실로 인식하겠지만 많은 근로자들은 주중에 있는 공휴일을 삶의 활력과 생활의 재충전 기회로 여긴다. 근로시간 내에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방법 찾기를 더 염두에 두기 바란다.

최환석 중학생·경남 사천시 동동

▼휴일 줄인다고 경쟁력 높아지나▼

이미 정부가 내년부터 식목일을, 2008년부터 제헌절을 공휴일에서 제외하기로 한 마당에 다시 개천절 어린이날 현충일 등을 공휴일에서 추가로 제외하자는 주장은 바람직하지 않다. 경제 5단체의 주장대로 공휴일 수를 줄인다고 국가 경쟁력이 절로 강화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이미 한국 노동자들은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오랜 시간을 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휴일을 추가로 줄이면 노동자들을 더욱 지치게 할 뿐이다. 재계는 어떻게 하면 근로시간을 늘릴까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노동자들이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근로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지름길이다.

장 윤 영 주부·서울 노원구 중계4동

장윤영 주부·서울 노원구 중계4동

▼선진국 따라잡으려면 줄여야▼

공휴일을 더 줄여야 한다. 우리나라가 공휴일 수를 선진국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기엔 경제적 처지가 다르다. 우리 경제구조는 아직 제조와 생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높은 편이다. 따라서 선진국과 같은 휴일 수를 요구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비교적 중요성이 떨어지는 공휴일은 줄일 필요가 있다. 특히 같은 달에 며칠 간격으로 공휴일이 붙어 있거나 많으면 기업 생산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어버이날과 어린이날을 같은 날로 정해 ‘가족의 날’로 바꾸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렇게 하다가 우리 경제가 충분히 발전해 산업구조가 선진국과 비슷해지면 그때 다시 공휴일을 늘리면 될 것이다.

윤민진 대학생·대구 달서구 신당동

▼경쟁력 키운뒤 다시 늘릴수도▼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긴 노동시간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력 면에서는 OECD 회원국 가운데 높은 수준에 속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노동시간과 경제 발전이 직접적인 비례관계에 있는 건 아니다. 공부한 시간에 비례해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지만 동일한 사람을 놓고 보면 공부를 조금한 경우보다 많이 했을 때 일반적으로 더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 주5일 근무제 도입으로 예전보다 노동시간이 단축됐다고 한다. 법정 공휴일을 줄여서라도 국가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더 많이 쉬는 것은 경쟁력을 키운 뒤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정 향 희 고교생·경기 평택시 서정동

정향희 고교생·경기 평택시 서정동

▽다음번 독자토론마당 주제는 ‘새 은행권의 인물도안 유지’를 둘러싼 논란입니다. 한국은행은 최근 새 은행권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급증하는 위조지폐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위·변조 방지 기능을 강화한 새 은행권을 발행키로 한 것입니다. 한국은행은 위·변조 방지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규격을 OECD 회원국 평균 수준으로 축소하고, 밝고 화려한 색상을 사용해 현대적 세련미를 추구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세종대왕, 율곡 이이, 퇴계 이황 등 현 도안인물을 그대로 두기로 한 결정을 놓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그 이유를 위조지폐 대책의 시급성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달라진 사회상이나 역사적 상징성을 반영해 여성이나 광개토대왕, 독도 등을 채택해야 한다는 등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500자 정도로 정리해 4월 27일까지 본보 기획특집부의 팩스(02-2020-1299) 또는 e메일(reporter@donga.com)로 보내주십시오. 동아닷컴 ‘독자토론마당’ 코너로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실명(實名)과 주소, 직업, 전화번호 등을 명기하시기 바랍니다. 채택된 글에 대해선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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