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DJ의 딸’ 보도]측근들 “올게왔다” “소설이다”

  • 입력 2005년 4월 20일 0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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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숨겨진 딸에 관해 보도한 뒤 김 전 대통령 측은 공식적인 언급을 삼간 채 사태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김 전 대통령의 최경환(崔敬煥) 비서관은 전화연락이 되지 않았다. 다른 측근들은 답변을 꺼렸고 혹 연락이 되는 인사들은 “나는 모른다. 나에게 물어보지 말라”며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이들의 반응에는 공통적으로 “올 것이 왔다”는 한숨이 묻어나왔다.

한 측근은 “소설을 썼더라. 일방적으로 저쪽의 이야기만 담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다른 인사는 “어른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여자가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한 인사는 “할 말이 없다”면서도 “김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이모 씨가 (그 여자를) 관리해 왔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구여권의 한 인사는 “김홍일 의원이 2000년 김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김모(35) 씨의 어머니가 자살했을 때 빈소를 찾아 조문을 했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극소수의 측근들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충격을 받은 인사들도 있었다. 청와대에 근무했던 한 인사는 “방송내용이 사실이냐”며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난 쭉정이였나”라고 탄식했다.

동교동계 측근들은 이번 보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적지 않은 파장이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의 사생활을 관리하는 과정에 국가기관이 개입했고, 그로 인해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구속되었다는 보도에 대해선 “호미로 막아야 할 일을 왜 가래로 막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김 전 대통령 측은 이 보도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아직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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