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代 20代 시청률 뚝…젊은층 TV서 떠난다

  • 입력 2005년 4월 20일 03시 18분


코멘트
10, 20대 시청자들이 지상파 TV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상파 TV의 드라마, 가요, 만화 프로그램의 10, 20대 시청률이 크게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대 여성의 연간 TV 평균 시청률은 2000년 21.9%에서 2004년 13.6%로 떨어졌다.

▽드라마=지상파 TV에서 높은 시청률을 보이는 드라마는 20∼50대 여성이 선호하는 장르지만 2000년 전후로 시청자의 노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1999년 이후 방영된 드라마에서 20대 여성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적은 한번도 없다. 지난해 시청률 20%가 넘었던 드라마 15개 가운데 주 시청자층을 보면 50대 여성인 것이 8개로 가장 많았고 40대 여성 3개, 30대 여성 2개, 50대 남성 2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인기를 끈 드라마 중 전형적인 10대 취향으로 평가받은 KBS2 ‘풀하우스’를 가장 많이 본 시청자층은 의외로 40대 여성이었으며, 20대 취향인 MBC ‘불새’와 SBS ‘발리에서 생긴 일’ 역시 50대 여성이 가장 즐겨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시청률 조사가 처음 시작된 1992년 이후 1990년대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들은 20대 여성의 시청률이 높았다.

MBC ‘M’(1994년)과 ‘별은 내 가슴에’(1997년), SBS ‘미스터Q’(1998년) 등은 20대 여성의 시청률이 최고를 기록했다.

▽만화와 가요 순위 프로그램=초등학생이 많이 보는 지상파 3사의 만화 프로그램 연간 평균 시청률을 보면 1992년 13.2%, 1996년 12.2%로 1990년대에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2000년 들어 7.6%로 뚝 떨어진 뒤 지난해엔 5.1%에 그쳤다.

10대 청소년들이 주 시청자인 지상파 TV의 가요 순위 프로그램 역시 갈수록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다.

1992년 지상파 TV 3사 가요프로그램의 시청률은 KBS2 ‘가요 톱10’ 13.5%, MBC ‘여러분의 인기가요’ 18.5%, SBS ‘SBS 인기가요’ 11.7%였지만 지난해엔 KBS2 ‘뮤직뱅크’ 4.8%, MBC ‘생방송 음악캠프’ 9.2%, SBS ‘SBS 인기가요’ 9.5%로 모두 10% 이하로 내려갔다. 가요 순위 프로그램은 케이블TV가 주도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원인=방송 전문가들은 10, 20대의 지상파 TV 시청률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이들이 인터넷이나 케이블TV 등 다른 매체로 눈을 돌렸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드라마의 주 시청자층인 20대 여성의 경우 방송 시간에 시청하지 않고 나중에 인터넷을 통해 다시 보는 경우가 많아진 것도 원인으로 풀이됐다.

SBS 운군일(雲君一) 드라마국장은 “최근 ‘아줌마’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많은 것은 시청자층 변화에 따른 현상”이라며 “지상파 TV는 30대 이상의 시청자를 잡아야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