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의 딸 은폐하려 국가정보원서 개입”

  • 입력 2005년 4월 20일 03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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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 중 국가정보원이 김 전 대통령의 과거 사생활을 감추는 데 간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SBS는 19일 오후 시사프로그램 ‘뉴스 추적’을 통해 김 전 대통령에겐 김모(35) 씨라는 혼외 딸이 있으며, 2000년 정국을 흔든 진승현(陳承鉉)게이트는 국정원이 ‘특수사업’이라는 명목 하에 진 씨로부터 돈을 받아 김 씨에게 전달한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SBS는 전 국정원 관계자 및 진 씨 측근 등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김은성(金銀星) 전 국정원 2차장, 정성홍(丁聖弘) 전 국정원 경제과장이 진 씨로부터 받았다는 3억5000만 원 중 최소한 2억 원이 사용된 ‘특수 사업’은 김 씨와 2000년 자살한 그의 어머니의 존재가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전 국정원 관계자는 방송에서 “진승현 김은성 정성홍 씨는 (특수 사업에 연루된 만큼)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진 씨의 측근으로 보이는 익명의 한 성직자는 “(김 전 대통령의 숨겨진 딸을 감추기 위해) 국정원이 당시 현금이 많았던 진 씨에게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SBS는 이른바 ‘특수사업’에 사용됐다는 돈이 김 씨에게 전달된 구체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SBS 보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김 전 대통령은 혼외 딸을 비밀리에 관리하는 데 국가기관이 동원된 데 대한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이날 방송에서 “1986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서교성당에서 김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났으며 지금까지 3번 만났다. 그 뒤로는 김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金弘一) 의원을 찾아가 생활비를 받았으며 첫 아파트를 구입할 당시(1980년대 후반) 3000만 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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