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농번기 농민 불러낸 제자리찾기 행사

  • 입력 2005년 4월 19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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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경남 창원 성산아트홀에서는 경남도가 추진하는 ‘범도민 제자리 찾기 운동’ 출범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식전 공연과 추진위원장인 조무제(趙武濟) 경상대 총장의 출범선언, 김태호(金台鎬) 도지사와 진종삼(陳鍾三) 도의회 의장의 격려사 순으로 70분 동안 이어졌다.

행사에는 시군에서 동원된 주민 1000명과 도 단위 기관 단체장, 제자리 찾기 추진위원 등 모두 1300여 명이 참석했다.

한 참석자는 “농번기를 앞두고 이상한 행사를 하고 있다”며 “도민들이 언제는 제자리 안 찾고 엉뚱한 데 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취임 10개월을 넘긴 김 지사에 대해 “재선에 골몰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경남도청 공무원노조도 ‘도지사를 위한 사전 선거운동의 성격이 짙다’고 지적했다.

공무원노조 경남본부 관계자는 “맡은 바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제자리’를 찾아야 할 사람은 도민이 아니라 이런 행사를 여는 사람들 아니냐”고 되물었다.

추진위원장인 조 총장 역시 국립대 구조조정 등 발등의 불부터 꺼야 할 처지다.

이 운동에 대한 시군 의회의 반응이 싸늘해 지속성 여부도 불투명하다.

경남도는 20개 시군에 운동 지원을 위한 조례를 만들도록 했으나 19일 현재 조례가 제정된 곳은 다섯 개 뿐이다. 함안군 의회는 “관변단체가 많은데 또 만들 필요가 있느냐”며 조례 안을 부결시켰다. 창녕과 산청, 함양군과 양산시도 그렇다.

이날 참석자들에게는 3만 원 안팎의 여비가 예산에서 지급됐다. 지자체가 전시성 행사에 혈세를 낭비할 게 아니라 도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찾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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