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재단 “美행정부 연간 100조원 예산낭비”

  • 입력 2005년 4월 18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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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이 최근 발표한 ‘행정부의 10개 예산낭비 사례’가 화제다. 보고서를 작성한 브라이언 리들 연구원은 “연간 낭비 규모가 1000억 달러(약 100조 원)로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2006 회계연도 예산안(2조5700억 달러)의 3.9%에 이르는 액수다.

으뜸 낭비 사례는 단연 ‘누가 어디서 어떤 명목으로 쓰기는 했지만 구체적 내용이 파악되지 않는다’는 미확인 집행 항목.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예산이 2003년에만 245억 달러(약 24조5000억 원)에 이르렀다. 미 재무부의 2003년 예산백서는 “이 예산을 추적해내는 일이 시급하다”고 썼다.

그 다음으로 국방부가 1997∼2003년 구입했다가 사용하지 않은 항공권이 27만 장으로 무려 1억 달러(약 1000억 원) 규모다. 전액 환불이 가능하지만 국방부는 “개별 직원의 환불 요청이 없었다”며 돈을 돌려받지 않았다. 국방부는 또 2001, 2002년에 단체 구입한 2만7000장의 비행기표도 직원들이 개별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착각’해 개인 환급을 해줬다.

농무부가 정부발급 신용카드를 부정 사용한 사례가 3위에 올랐다. 의회 일반회계국(GAO)이 2003년 농무부 직원 300명을 무작위 추출해 6개월간 카드 사용 내용을 살펴봤더니 전체 액수의 15%가 부정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 내용에는 음악회 티켓 값, 문신 비용, 속옷 구입비도 있었다.

노년층을 위한 의료비 지원(메디케어)으로 과다 지출된 사례가 5위에 올랐다. 헤리티지 재단은 “메디케어 지불액과 국가보훈처가 퇴역 장병에게 지급한 16개 항목의 의료비를 비교한 결과 메디케어가 평균 2.3배나 더 지불했다”고 지적했다.

리들 연구원은 “메디케어의 낭비 사례를 의회가 지적하면 유권자가 싫어한다는 이유로 이 항목의 예산이 방만하게 운용됐다”며 “보훈처 방식으로 비용을 책정하면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 없이 연간 200억∼300억 달러의 예산 절감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행정부의 예산낭비 사례 10선
순위낭비 내용 및 시점낭비 규모(달러)
1사용내용 미확인 예산(2003년)245억
2미사용 항공권 27만 장(1997∼2003년)1억
3정부 신용카드 개인사용(2003년)580만
4정부 신용카드 부정 사용최소29만3900
5노년층 의료보험 지원비 과다 지출200억∼300억
6218억 달러 학자금 대출의 부실 운영추산치 없음
7군 건설단의 사업성 엉터리 평가추산치 없음
8주(州)정부가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Medicaid) 보조금을 연방정부에 과다 청구20억
9저소득층 세금환급액 중복 계산85억∼99억(국세청 추산)
10사회보장 프로그램의 중복 시행: 장애인 지원에만 130개 프로그램이 가동 중.추산치 없음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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