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 코앞인데…2008大入전형방법은 캄캄 高1 “속 터져요”

  • 입력 2005년 4월 18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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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 한 자립형사립고 H 교사는 이달 초 1학년 학생들을 데리고 서울의 상위권 대학을 차례로 방문했다.

고교 신입생에게 대학 캠퍼스를 보여 주며 결의를 다지게 하고 2008학년도 대학입시에서 대학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고교 내신을 어떻게 반영할지 정보도 탐색해 볼 목적이었다.

이 교사는 “대학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할 테니 걱정 말고 실력을 다져라’고 했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생활기록부(내신) 반영 비중이 커지는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의 첫 적용 대상인 고교 1학년 학생들은 이달 말 1학기 중간고사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대학들이 아직 내신과 수능 성적을 어떻게 반영할지 전형 방법을 발표하지 않아 무작정 모든 과목에서 1등급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행 규정에는 대입 1년 전에만 전형 계획을 발표하면 되지만 수험생들은 대학이 어떤 과목을 어떤 비중으로 반영하는지도 모른 채 안개 속에서 공부하고 있는 셈이다.

▽중간고사가 곧 대입=내신 비중이 높아지고 상대평가가 도입되면서 학생들은 ‘학교시험 성적이 곧 대입 성적표’라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학교 앞 서점마다 중간고사 기출문제집 판매가 급증하고 내신전문학원에도 학생들이 몰려들고 있다.

서울 단대부고 1학년 김형규(17) 군은 “일단 모든 과목에 열심히 대비하고 있지만 실제 대입에서 어떤 과목이 반영될지 몰라 막막하다”며 “열심히 공부한 과목이 대입에 반영되지 않을까봐 걱정도 된다”고 털어놓았다.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확인되지 않은 온갖 소문도 나돌고 있다.

서울 대원외고 김일형 교감은 “서울대가 2008학년도 입시에서 OO고와 △△고 출신은 내신 석차를 보지 않고 선발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대는 내신 2등급까지 모두 만점을 주기로 했다’는 미확인 소문도 있다.

서울대 이종섭(李鍾燮) 입학본부장은 “아직 내신 전형계획을 확정하지 못했으며 어떤 방식이 혼란을 최소화하고 가장 효율적인지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전형계획 발표 서둘러라”=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과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대학입시 전형계획 발표를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 H고 김모 교감은 “과목별로 석차 및 백분율이 나오는데 대학마다 반영하는 과목과 방식이 다를 것”이라며 “학생들이 고교에 입학하자마자 자신들이 희망하는 대학이 어떻게 전형하는지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선 고교와 학부모의 불안감이 커지자 교육인적자원부는 2008학년도 대입 전형계획을 일찍 확정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18일 각 대학에 보냈다.

교육부는 “각 대학은 9월부터 전형요소 반영 방법 등 구체적 전형계획을 마련해 12월까지 전체 대학의 전형계획을 취합해 발표할 수 있도록 대책을 서둘러 달라”고 요청했다.

홍성철 기자 sungchul@donga.com

노시용 기자 syr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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