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호주 총리 訪中…FTA 앞두고 경제외교 발걸음

  • 입력 2005년 4월 18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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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맹방인 미국과 국제무대에서 새 강자로 부상한 중국 사이에서 호주가 벌이고 있는 줄타기 외교가 성공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태평양 지역에서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 여겼던 호주의 이탈 조짐 가능성에 미국은 상당히 불쾌해하는 모습인 반면 중국은 호주의 구애에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

호주가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면서까지 중국에 접근하고 있는 것은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이 날로 커져가는 상황에서 중국을 무시하고서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17일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이라크로 추가 파병되는 호주군 450명의 환송식을 마친 뒤 곧바로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호주의 외교 정책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당장 호주가 희망하는 동아시아 정상회의 참가에 아시아의 거물 중국이 반기를 들고 있다. 미래를 위해 아시아 국가들 간의 관계 재정립이 시급한 호주로서는 중국의 지지가 시급하다.

중국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호주는 미국의 정책에 슬쩍 반기를 들기도 한다. 지난해 말 호주는 중국과 대만 간 분쟁이 터지더라도 미국 편을 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이 불쾌해하기는 당연한 일. 중국 내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호주는 미국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공식 언급을 삼가고 있다.

18일 베이징을 방문한 하워드 총리는 미국과 호주 기업인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중국에 ‘시장경제의 지위 인정’이라는 선물을 안겨줬다. 이는 중국을 시장경제국가로 공식 인정하는 것이어서 중국에는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값진 선물인 셈이다.

호주와 중국은 최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앞두고 있다. 협정이 체결되면 호주는 향후 10년간 182억 달러의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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