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실적부진에 각종지표 불안…사흘째 주가 급락

  • 입력 2005년 4월 18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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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인은 미국 증시 변수다. 미국의 경기에 대한 불안과 기업실적 저조로 전 세계 증시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한국 증시도 함께 휩쓸리고 있다. 한국의 주가를 보기 위해서는 미국의 주가 움직임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세계 증시의 영향을 받아 당분간 조정 또는 하락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공격적인 투자전략을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미국 주가 얼마나 떨어졌나=다우존스지수가 10,000 선을 위협받고 있다. 15일(현지 시간) 다우존스지수는 10,087.51로 전날에 비해 191.24포인트 떨어졌다. 2003년 5월 이후 하루 하락 폭으로는 최대. 13∼15일 사흘 연속 10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이는 200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나스닥지수도 비슷한 추세다. 12일 잠깐 2,000을 돌파한 뒤 13일 이후 사흘 연속 큰 폭으로 떨어졌다. 15일은 1,908.15로 1,900 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미국 기업 실적도 안 좋고, 거시 지표도 불안=미국의 기업 실적이 좋지 않다. 한때 미국 제조업의 선두주자였던 GM은 기업 실적 악화 전망으로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주가는 올해 들어 30% 이상 떨어졌다.

지난주 발표된 IBM의 기업 실적은 이번 주부터 본격화하는 기업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좋지 않은 징조였다. IBM의 1분기(1∼3월) 주당 순이익은 0.85달러. 지난해 1분기(0.93달러)보다 낮은 것은 물론 월가의 기대치 0.90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반적인 미국 경기를 말해주는 무역수지와 소비 등 각종 지표도 좋지 않다. 2월 무역수지 적자는 예상보다 많은 610억 달러였다.

미국의 3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0.3%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미시간대가 발표하는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8.7로 예상치(89.3)보다 낮았다.

올해 초반까지만 해도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이 기대되던 미국 경제가 최근 소프트 패치(Soft Patch·경기가 회복하다 일시적으로 하강하는 국면)냐, 본격적인 하강국면에 접어든 것이냐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미국 주가가 떨어진다고 해서 한국 주가가 반드시 하락할 것이라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과거 한미 증시의 동조화를 고려할 때 미국 주가 하락이 국내 증시 약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연구원은 “당분간 미국 증시는 침체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 증시도 미국 증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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