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서울교육청 ‘평준화 숨통 틔우기’ 박차를

  • 입력 2005년 4월 17일 21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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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이르면 3년 뒤 서울에 국제고를 신설하고 과학고를 하나 더 세우며, 장학금을 주는 실업계 고교생 수를 3년 안에 100%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공정택 교육감이 평준화의 보완책으로 발표한 특수목적고 신설 방안은 평준화 제도 안에서 교육 수요자, 특히 우수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넓혀 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임(前任) 교육감이 평준화의 틀을 깰 우려가 있다는 ‘원리주의적 자세’로 특목고 신설에 제동을 걸어온 데서 적잖은 변화를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실업계 고교생 전원에 대한 장학금 지급 방침도 야무진 학생을 유치해 실업교육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졸업생 취업률이 대학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실업고에서 더욱 알찬 기능 습득과 직업훈련을 받게 된다면 청년실업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초중등교육에 관한 한 교육감은 교육부 장관보다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사실이다. 교육정책 집행 권한의 대부분을 교육감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학력(學力) 신장’을 공약하고 당선된 공 교육감의 정책방향은 지식기반사회에 걸맞은 인재양성을 위한 구체적 행동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이번의 평준화 보완책으로는 충분치 않다. 공교육의 다양화 특성화 자율화는 더 확대돼야 한다. 평준화 제도를 흔들 수 없다면 선지원 후추첨제를 확대하고 자립형 사립고를 확충해 학교 선택권을 더 넓혀줘야 한다. 학교와 교사에 대한 평가제를 서둘러 도입해 질 높은 공교육이 이뤄지도록 촉진해야 한다. 교육 환경이 열악한 곳에 우수교사를 배치하고 재정 지원을 통해 학력차를 해소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공 교육감 식의 ‘학교 살리기’ 노력이 전국으로 퍼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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