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에 찍힐라” 외국자본 몸사리기

  • 입력 2005년 4월 17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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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외국자본에 대한 특혜를 바로잡으려는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착수하자 외국계 자본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제일은행을 매각해 11억5638만 달러(약 1조1800억 원)의 차익을 남긴 뉴브리지캐피탈은 이 중 2000만 달러를 한국 금융산업 발전 및 중소기업 육성에 쓰기로 하고 20일 두 기관을 선정해 기증식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뉴브리지 관계자는 17일 “이 행사는 국세청 세무조사와는 무관하다”면서도 “본사 공동회장인 데이비드 본더먼, 리처드 블럼 씨가 직접 참석할 것”이라고 말해 상당한 의미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뉴브리지는 일단 국세청 조사 대상에서 빠졌지만 투자소득 신고 기한인 내년 3월 말 이후에는 조사가 가능해진다.

새로 제일은행을 인수한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은 15일 주주총회에서 내외국인 반반씩으로 이사진을 구성했다. 은행 외국인 이사 수를 제한하겠다는 금융감독위원회의 방침에 100% 부응한 것이다.

머빈 데이비스 SCB 그룹 회장은 “한국에서 영업하는 만큼 한국 정부 및 감독 당국과 강력한 유대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국씨티은행은 지난달 30일 김준경(金俊經)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경제부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해 내국인 이사를 보충했다.

한 외국계 펀드 관계자는 “외환위기 직후보다 수익성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감독 당국과의 마찰은 물론 국민감정을 거스르는 행동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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