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유방암<下>…수술했다고 안심 마세요

  • 입력 2005년 4월 17일 17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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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김모(54·경기 광주시) 씨는 2년 전 건강검진에서 유방암이 발견됐다. 다행히 1기였기 때문에 암 제거 수술은 비교적 쉽게 성공적으로 끝났다. 김 씨는 마음을 놓았다. 그러나 얼마 전 김 씨는 난소에 암이 전이됐다는 얘기를 의사에게 들었다. 암이 재발했을 뿐 아니라 다른 장기로 전이까지 된 것이다. 김씨는 지금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상태다. 주부 신모(46·서울 영등포구) 씨는 얼마 전 폐경 직후 유방암이 발생했다. 암을 제거했지만 재발 가능성을 막기 위해 의사는 5년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장기간 약을 복용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듣고 신 씨는 낙담했다. 이왕이면 복용기간이 짧고 효과적인 약은 없을까.》

○ 환자의 절반 10년 이내 재발

국내 유방암 환자의 절반 정도가 암이 전이되기 전인 1기에 속한다.

그러나 다른 암과 달리 유방암은 마음을 쉽게 놓을 수 없다. 전체 환자의 50% 정도가 10년 이내에 재발한다.

실제 임상에서 보면 암이 전이되지 않은 1기 환자의 25∼30%, 림프절로 전이가 된 환자의 75∼80%가 10년 내에 재발하고 있다. 따라서 수술로 암 덩어리를 제거했다고 해도 보조요법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

○ 2, 3기 이후 암 제거엔 방사선요법

보조요법을 실시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보이지는 않지만 남아 있는’ 암세포를 없애려는 것. 크게 방사선치료와 항암제치료, 항호르몬치료 등 3종류가 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한 종류만 쓸 수도 있고 2, 3개를 병행할 수도 있다.

방사선요법은 2, 3기 이후에 암을 발견했을 때 주로 쓴다. 그러나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도 쓰이고 있다. 이때는 매주 5회씩 6주 정도 치료를 받아야 한다. 구역, 구토, 전신쇠약, 식욕부진 등의 고통이 뒤따른다.

항암요법은 특히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시행된다.

그러나 방사선요법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며 월경 중단 또는 조기폐경이 나타날 수도 있다. 최근 ‘허셉틴’이 출시돼 이에 맞는 특정 유전자를 가진 환자의 경우 치료효과가 크게 높아졌다.

항호르몬요법은 가장 많이 쓰이는 보조요법이다. 에스트로겐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하거나 이미 만들어진 에스트로겐의 작용을 억제하는 원리다. 그러나 모든 환자에게 듣지 않으며 호르몬 수용체가 있을 때만 듣는다. 대략 환자의 60% 정도에서 효과를 보는 것으로 추정된다.

○ 부작용 줄인 항호르몬제 잇따라

지난 30여 년간 유방암 환자에게 투입됐던 대표적 항호르몬제는 ‘타목시펜’ 제제다.

큰 효과가 있지만 장기간 복용할 때 자궁내막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또 수술 후 5년 정도 지나면 약에 대한 내성이 생겨 재발 위험이 다시 생긴다는 부작용도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많이 줄인 새로운 약들이 최근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아리미덱스’ ‘파마라’ 등이 대표적인 약들이다. 이런 약들은 에스트로겐의 생성을 근본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국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유방암 심포지엄에서는 아리미덱스 복용 효과 중간결과가 발표됐다. 발표에 따르면 타목시펜을 쓴 환자보다 아리미덱스를 쓴 환자가 재발 위험이 26%, 사망률이 13% 낮았다. 부작용 또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약의 경우 국내에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기존 타목시펜제제보다 6배 이상 비싸다.

(도움말=한국유방암학회 정상설 이사장, 송병주 간사)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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