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교과서 수백군데 왜곡 목청 높이기보다 논리적 대응을”

  • 입력 2005년 4월 16일 03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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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청만 높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6월부터 일본 각 지역에서 열릴 교육위원회 주관의 교과서 전시회에 앞서 역사 왜곡 부분을 조목조목 따지는 논리적 대응이 절실합니다.”

14일 오후 인천 남구 숭의동 인천사회복지협의회를 찾은 재일교포 양동준(梁東準·65) 씨. 그는 재일(在日) 양씨 종친회가 마련한 휠체어 15대를 무상 기증하는 자리에서 이 복지협의회 유필우(柳弼祐·열린우리당 의원) 회장에게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방문길에 가져온 일본 중학교 역사교과서를 펼쳤다.

이 교과서는 중학교 교과용으로 채택되는 8종 가운데 일본 극우세력이 권장하고 있는 것으로, 역사왜곡이 심각한 후소샤(扶桑社) 출판사의 2001년 개정판.

2006년 개정판 교과서 중에서도 이 출판사가 발행할 개정 교과서가 요즘 왜곡 논란의 진원지다.

양 씨는 “후소샤 출판사의 교과서를 살펴보면 일본이 조선을 침략한 임진왜란이 삭제돼 있고, ‘태평양전쟁’을 ‘대동아전쟁’으로 고쳐 마치 일본이 동아시아를 침탈한 미국에 맞서 싸운 것처럼 비치려 하고 있다”며 자신이 밑줄 친 수백 군데의 ‘왜곡 문장’을 적시했다.

그는 이 교과서가 첫 논란을 빚은 2001년부터 양식 있는 일본인, 재일교포 등 2500여 명과 함께 왜곡 시정운동을 벌여 왔다. 당시 요미우리와 아사히신문 등 일본 유력 일간지에 교과서 왜곡을 항의하는 전면 광고를 싣는 한편 왜곡 사실을 상세히 정리한 자료를 한국 정가에 보내기도 했다.

일본에서 태어나 와세다대 역사학과를 나온 양 씨는 한국의 한일경제문화교류협의회(회장 안재덕·安宰德)와 함께 문화교류운동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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