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인천 남구 숭의동 인천사회복지협의회를 찾은 재일교포 양동준(梁東準·65) 씨. 그는 재일(在日) 양씨 종친회가 마련한 휠체어 15대를 무상 기증하는 자리에서 이 복지협의회 유필우(柳弼祐·열린우리당 의원) 회장에게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방문길에 가져온 일본 중학교 역사교과서를 펼쳤다.
이 교과서는 중학교 교과용으로 채택되는 8종 가운데 일본 극우세력이 권장하고 있는 것으로, 역사왜곡이 심각한 후소샤(扶桑社) 출판사의 2001년 개정판.
2006년 개정판 교과서 중에서도 이 출판사가 발행할 개정 교과서가 요즘 왜곡 논란의 진원지다.
양 씨는 “후소샤 출판사의 교과서를 살펴보면 일본이 조선을 침략한 임진왜란이 삭제돼 있고, ‘태평양전쟁’을 ‘대동아전쟁’으로 고쳐 마치 일본이 동아시아를 침탈한 미국에 맞서 싸운 것처럼 비치려 하고 있다”며 자신이 밑줄 친 수백 군데의 ‘왜곡 문장’을 적시했다.
그는 이 교과서가 첫 논란을 빚은 2001년부터 양식 있는 일본인, 재일교포 등 2500여 명과 함께 왜곡 시정운동을 벌여 왔다. 당시 요미우리와 아사히신문 등 일본 유력 일간지에 교과서 왜곡을 항의하는 전면 광고를 싣는 한편 왜곡 사실을 상세히 정리한 자료를 한국 정가에 보내기도 했다.
일본에서 태어나 와세다대 역사학과를 나온 양 씨는 한국의 한일경제문화교류협의회(회장 안재덕·安宰德)와 함께 문화교류운동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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