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경복궁 내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무형문화재 제도개선 연구결과 발표회’에서 임학선 성균관대 교수는 전통춤의 전수과정에서 나타난 이 같은 원형 변화 실태를 예로 든 뒤 “(정부가) 그 문화재적 가치를 꾸준히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음악 무용 연극 공예 등 7개 분야(총 109개 종목)별로 연구결과를 발표한 이날 발표회에서 전문가들은 원형 보존의 필요성 외에도 무형문화재 분류체계 및 지원 관리방안에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발표자들은 기 예능 보유자와 보유단체에 매월 100만 원을 일괄 지급하는 전승지원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차등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필영 한남대 교수는 “분야마다, 그리고 그 분야를 구성하는 종목마다 전승 특성을 고려해 차등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경욱 고려대 교수는 “연극 분야에 종사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분야를 전문적으로 전수하려는 사람은 없다고 봐야 한다”며 “특히 남자의 수가 줄어 먹중(봉산탈춤 등에 나오는 젊은 중)의 역할도 여성이 맡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발표자들은 일부 종목의 대표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완벽한 조사보고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 예로 김명자 안동대 교수는 씻김굿은 진도에만 있는 게 아니며, 양주소놀이굿의 경우 경사(慶事)굿의 일부였던 것을 떼어내 소놀이굿만 지정한 것은 복합적 문화내용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소치라고 지적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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