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도시 8곳 신청…“티켓은 4장” 지자체 사활건 유치전

  • 입력 2005년 4월 15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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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민간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개발하는 기업도시 시범사업에 전국 8개 도시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건설교통부는 15일 기업도시 신청을 마감한 결과 △전남 무안군(산업교역형) △충북 충주시, 강원 원주시(지식기반형) △전남 영암·해남군, 충남 태안군, 경남 사천시, 전북 무주군, 경남 하동군·전남 광양시(관광레저형)가 신청서를 냈다고 밝혔다.

신청 지역 가운데 원주와 태안은 토지 투기지역으로, 무안 영암 해남은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이미 묶여 있다. 충주는 이달 중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될 예정이며 사천, 무주, 하동, 광양에 대해서는 건교부가 땅값과 거래동향을 주시한 뒤 조만간 규제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어떤 절차로 선정되나=건교부는 국가 균형발전 기여도와 지속적 발전 가능성, 해당 지역의 특성과 여건, 사업 실현 가능성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우선 다음 달 초 시군구별 신청 내용을 국토연구원, 환경정책연구원 등 전문기관과 협의해 적정성을 검토한다.

이후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기업도시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6월 중 시범사업 예정지 4곳 정도를 확정하게 된다.

개발 계획을 세우고 환경영향 평가를 거쳐 2006년 말 공사가 시작되며 2009년 기업도시가 완공된다.

건교부는 이후에도 사업성을 검토해 매년 1, 2곳을 기업도시로 계속 지정할 계획이다.

▽어느 곳이 선정될까=건교부 박상규 복합도시기획단장은 “기업 유치 수준이나 사업성을 감안해 결정할 것”이라며 “일정 기준이 충족된다면 유형별로 1곳 이상씩 선정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산업교역형 기업도시로 단독 신청한 무안은 선정 가능성이 높아졌다.

관광레저형 지역 중에서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형 건설업체들이 대거 참여해 복합레저도시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영암·해남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왜 신청했나=건교부는 이번에 기업도시 시범사업을 신청한 지역은 상대적으로 낙후도가 심한 지역들이라고 전했다.

신청 지역 가운데 가장 사정이 나은 원주의 낙후도는 전국 234개 시군구 가운데 141위. 광양 134위, 충주 111위, 사천 92위, 태안 79위 등의 순이다. 1위에 가까울수록 낙후도가 심하다.

정부는 낙후도를 감안해 개발이익을 다르게 환수한다는 방침이다. 예컨대 가장 낙후된 무주(15위)가 기업도시로 선정된다면 개발이익의 28%만 정부가 환수하게 된다. 이어 해남(29%) 무안 하동(30%) 영암(32%) 태안(34%) 사천(35%) 등이다.

▼산업교역형▼

무안군은 2007년 개항 예정인 무안공항 주변 무안읍·청계면·현경면·망운면 일대 1400만 평을 개발한다는 계획. 2009년까지 △첨단 성장산업단지 △기술 집약 단지 △참살이(웰빙) 건강산업 클러스터 △항공물류산업단지 △관광레저단지 △전통산업 제조업단지를 조성하는 등 6개 핵심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를 중심으로 삼우이엠씨, BS바이오 등 38개 기업이 참여한 가칭 ‘무안기업도시개발주식회사’와 서우, 남화산업이 사업에 참여한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일본, 미국 등의 외국계 기업과도 투자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식기반형▼

충주시는 충주 나들목 인근 주덕읍·이류면·가금면 일대 210만 평을 2012년까지 정보기술(IT) 등 지식기반형 도시로 건설키로 하고 이수화학·대교디엔에스 등 5개 기업과 투자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원주시도 중앙고속도로 북원주 나들목 인근 지정면·호저면 일대 100만 평에 2000억 원을 투자해 2015년까지 연구 개발단지 등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개발사업에는 강원도와 원주시를 비롯해 롯데건설, 국민은행 등이 참여한다.

▼관광레저형▼

5곳이 신청해 가장 치열한 경합을 벌이게 됐다. 전남은 해남군 산이면과 영암군 삼호읍 일대 3032만 평에 33조 원을 투입해 2017년까지 관광레저형 도시를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골프장과 호텔, 해양리조트 등이 포함된 50만 평 규모의 복합레저도시를 조성한다. 개발에는 전경련, 금호산업·대림산업·한화국토개발 등이 참여한 관광공사 컨소시엄, 전남개발컨소시엄, 일본기업연합 등이 대거 참여한다.

태안군은 서해안고속도로 홍성 나들목 인근 서산 간척지(태안읍·남면 일대) 472만 평을 기업도시로 개발하겠다며 신청서를 냈다. 선정되면 현대건설이 사업을 시행하는데 2010년까지 8000억 원을 투입해 대규모 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사천시는 남해고속도로 사천 나들목 인근 축동면 일대 200만 평을 2010년까지 관광단지로 개발하기로 했다. IBN관광레저개발이 사업을 맡았다.

무주군은 대전·통영 고속도로 무주 나들목 인근 안성면 일대 249만 평을, 하동군과 광양시는 하동군 하동읍과 광양시 다압면 일대를 각각 2015년까지 관광레저 도시를 만들겠다며 신청서를 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기업도시:

민간 기업이 토지 수용권 등을 갖고 주도적으로 개발하는 자급자족형 복합 기능도시. 산업시설과 함께 주택 교육 의료 문화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미국 실리콘 밸리, 일본 도요타시, 프랑스 니스 등이 대표적 기업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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