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루자市 수돗물이 콸콸…美1억달러 투자 재건나서

  • 입력 2005년 4월 15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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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도시가 이렇게 변했단 말인가….’

로버트 졸릭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13일 이라크 저항세력의 거점 도시였던 팔루자를 ‘깜짝’ 방문했다. ‘비극의 도시’ 팔루자의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팔루자를 둘러본 졸릭 부장관의 얼굴은 밝았다. 저항세력의 거점 도시인 팔루자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 하지만 이제 팔루자는 평범한 도시가 돼 있었다.

졸릭 부장관은 시의회 의원들에게 “재건은 미국이 적극 돕겠으니 당신들은 팔루자에 활력을 불어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미국 고위 관료가 팔루자를 찾기는 처음이다.

팔루자의 비극은 지난해 4월 초 시작됐다. 미국 민간인 4명의 시신이 훼손된 채 교량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본 미군은 해병대 2000여 명을 투입해 팔루자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지난해 11월에는 2차 공격에 나섰다. 올해 1월 총선을 앞두고 치안 확보를 위한 정지작업이었다. 미군의 공격으로 이라크 민간인 1000여 명이 숨졌다. 공격을 피해 팔루자 주민(30만여 명) 90%가량이 인근 도시로 피난 갔다. 팔루자는 그야말로 ‘유령 도시’로 변했다.

그로부터 5개월.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은 이 도시의 재건사업에 1억 달러(약 1010억 원)를 쏟아 부었다. 이제 팔루자 주민의 95%는 수돗물을 사용할 수 있고 북부 지역에는 전기도 들어온다. 팔루자 내 5개 병원 중 3개 병원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 대형 텐트를 치고 책상을 들여놓은 임시 학교도 만들어졌다.

미군과 저항세력의 충돌이 뜸해지자 지난해 11월 고향을 떠났던 주민들도 절반 이상 되돌아왔다.

하지만 아직 평화를 말하기는 이르다.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은 14일 “저항세력들이 건재함을 보여주기 위해 다시 팔루자로 모이고 있다”며 “최근 팔루자 생활환경이 개선되고 있지만 이는 깨지기 쉬운 평화”라고 보도했다. 게다가 주민들의 뿌리 깊은 반미 감정도 향후 이라크 불안의 불씨가 될 수 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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