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독도는 아직 외로운 섬

  • 입력 2005년 4월 14일 19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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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독도 개방 정책을 발표한 이후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지만 여전히 독도에 들어가기는 어려워 개선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관광객의 독도 입도가 어려운 것은 문화재청이 입도 인원을 1회 70명, 하루 140명 이하로 제한한 데다 유람선을 쉽게 댈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유람선(삼봉호·정원 210명)에 탄 관광객 중 70명까지만 독도 동도의 선착장에 내려 관광하는 동안 나머지 관광객들은 배 안에서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유람선을 운영하는 독도관광해운 측에 따르면 독도 개방이 시작된 지난달 24일부터 현재까지 울릉도를 출발해 독도로 향한 관광객은 1900여명.

이 가운데 실제 독도에 발을 디딘 관광객은 600명으로 3분의 1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독도 주변의 날씨가 변덕스러워 유람선이 접안에 실패하고 독도 주변을 맴돌다 그냥 되돌아오는 경우도 잦기 때문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독도 주변의 파도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방파제가 현재의 접안시설에서 80m가량 떨어진 곳에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그러나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기 어려운 데다 수심도 깊어 공사를 하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편이다.

이 때문에 현재 접안시설의 반대편에 추가로 선착장을 만들면 비교적 접안이 용이해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독도 주변에서 조업하는 어민들은 “독도 접안은 파도보다는 바람의 방향이 큰 영향을 미친다”며 “새로 방파제를 짓기 어려우면 반대편에 접안시설을 만들면 관광객 입도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람선은 날씨가 좋을 경우 하루 2회 운항하고 있지만 입도인원 제한 때문에 관광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울릉군은 독도 입도인원을 현재보다 늘려줄 것을 문화재청에 건의했으나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

울릉군 이창걸(李昌杰) 독도관리담당은 “동도 선착장이 650여평 규모여서 하루 입도인원을 500명 정도로 해도 괜찮다”며 “파도와 날씨 때문에 입도가 어려운 경우도 많은 만큼 입도인원은 울릉군 차원에서 탄력적으로 운용하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독도 접안시설을 보완하는 방파제와 화장실 같은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데 필요한 예산 1500억원을 정부에 건의했다.

경북도 김장수(金長洙) 독도지킴이팀장은 “개방 정책이 시행된 이상 독도의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관광객을 위한 최소한의 시설물이 필요하다”며 “독도 관광을 위해 울릉도의 관광기반을 조성하는데도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울진 후포∼울릉을 오가는 여객선의 운항횟수도 독도 개방에 맞춰 주 1회에서 최근 주 5회로 늘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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