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뢰더, 日 겨냥 "자기 비판…친구 얻을 수 있어"

  • 입력 2005년 4월 14일 1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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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간의 13일 정상회담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 독일 일본 간의 미묘한 삼각관계가 연출됐다.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고 있는 독일과 일본은 상임이사국 수를 5개국에서 11개국으로 늘리려고 하는 이른바 'G-4(인도, 브라질 포함) 그룹'. 반면 한국은 상임이사국 증설에 반대하는 중견국가 모임인 '커피 클럽'을 주도하고 있다. 이 문제에 관한 한 독일과 일본이 한 편이고, 한국은 반대편에 서 있다.

그렇지만 이날 회담에서 노 대통령은 독일에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였고, 슈뢰더 총리는 일본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노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상임이사국 증설안에 반대하지만, 증설이 된다면 독일을 돕겠다고 했다. 물론 상임이사국 증설안에 반대하는 것 자체가 독일의 진출을 막는 것이어서 노 대통령의 '독일 지지' 발언 부분은 크게 무게를 두기 어렵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우호적 발언에 화답이라도 하듯 슈뢰더 총리는 일본을 겨냥해 "자기의 예민한 부분에 대해 스스로 비판하는 것이 친구를 잃기보다는 얻게 된다"고 뼈있는 얘기를 했다. 노 대통령을 수행한 정부 관계자들은 "슈뢰더 총리가 이 정도의 얘기까지 할 줄 몰랐다"며 크게 반기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최근 독일 언론들은 일본이 역사교과서 왜곡으로 주변국과 마찰을 일으킨 것이 상임이사국 증설안 추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일본 때문에 독일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는 논조의 기사까지 나오고 있다.

아무튼 두 정상은 우의를 과시하듯 공동회견에서 "양국 관계가 최고 수준에 와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프랑크푸르트=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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