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고 있는 독일과 일본은 상임이사국 수를 5개국에서 11개국으로 늘리려고 하는 이른바 'G-4(인도, 브라질 포함) 그룹'. 반면 한국은 상임이사국 증설에 반대하는 중견국가 모임인 '커피 클럽'을 주도하고 있다. 이 문제에 관한 한 독일과 일본이 한 편이고, 한국은 반대편에 서 있다.
그렇지만 이날 회담에서 노 대통령은 독일에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였고, 슈뢰더 총리는 일본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노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상임이사국 증설안에 반대하지만, 증설이 된다면 독일을 돕겠다고 했다. 물론 상임이사국 증설안에 반대하는 것 자체가 독일의 진출을 막는 것이어서 노 대통령의 '독일 지지' 발언 부분은 크게 무게를 두기 어렵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우호적 발언에 화답이라도 하듯 슈뢰더 총리는 일본을 겨냥해 "자기의 예민한 부분에 대해 스스로 비판하는 것이 친구를 잃기보다는 얻게 된다"고 뼈있는 얘기를 했다. 노 대통령을 수행한 정부 관계자들은 "슈뢰더 총리가 이 정도의 얘기까지 할 줄 몰랐다"며 크게 반기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최근 독일 언론들은 일본이 역사교과서 왜곡으로 주변국과 마찰을 일으킨 것이 상임이사국 증설안 추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일본 때문에 독일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는 논조의 기사까지 나오고 있다.
아무튼 두 정상은 우의를 과시하듯 공동회견에서 "양국 관계가 최고 수준에 와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프랑크푸르트=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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