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주민 어선타고 동해서 월북

  • 입력 2005년 4월 13일 22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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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4시 4분경 강원 고성군 저진항에서 3km 떨어진 바다에서 남측 어선이 우리 군의 경고사격에도 불구하고 북한으로 넘어갔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2분경 황모(57·강원 속초시 중앙동) 씨가 자신의 3.9t급 어선을 타고 북방한계선(NLL) 남쪽 2마일 지점에 설정된 어로한계선을 넘었다.

군 당국은 6차례의 경고방송과 K-2 소총 공포탄 40여 발로 경고사격을 실시했지만 어선은 이를 무시하고 계속 북상해 NLL에 접근했다.

이에 군 당국은 선박의 NLL 월선을 막기 위해 3차례에 걸쳐 MG-50 기관총 300여 발과 106mm 무반동총 3발, 81mm 조명탄으로 경고사격을 했으나 선박은 NLL을 통과한 뒤 오후 4시 4분경 군사분계선(MDL) 연장선을 지나 북한 해역으로 넘어갔다.

합참 관계자는 “어선이 월북하자 북한 선박 1척이 접근했고, 이어 월북어선이 북한 연안에서 사라진 점으로 미뤄 북측에 의해 인근 항구로 예인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황 씨의 어선이 레이더의 사각지역을 따라 경고사격을 물리치고 북상한 점을 감안할 때 사전에 월북을 치밀히 계획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여러 정황으로 미뤄 황 씨가 개인적인 이유로 월북했을 것으로 보고, 북측에 송환을 요구하지는 않기로 했다. 한편 군 당국은 어선이 NLL을 넘어갈 때가 되어서야 해군고속정 2척을 출동시킨 것으로 드러나 늑장대응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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