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료 또 들먹…소비자만 ‘봉’되나

  • 입력 2005년 4월 13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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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료가 7월 1일을 전후해 상당 폭 오를 것으로 보인다.

보험 처리하는 사고차량에 대해 보험회사가 정비공장에 지급하는 공임(工賃)이 크게 인상되는 데 따른 것이다.

13일 손해보험업계와 정비업계, 건설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정비요금을 둘러싼 보험업계와 정비업계의 분쟁에 개입해 이르면 15일 자동차 정비수가(酬價)를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1만5000원인 시간당 공임이 2만5000∼2만6000원으로 인상될 것으로 예상돼 보험료도 5∼10% 오를 전망이다.

▽정비요금 줄다리기=보험회사와 계약을 하고 사고차량을 수리하는 정비업계는 “1997년 이후 정비요금이 한번도 오르지 않았다”며 “시간당 공임이 최소한 2만8000원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손해보험업계는 “1997∼2002년에 공임이 32.8% 올랐다”며 “공임이 더 오르면 보험 가입자 1500만 명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시간당 공임은 몇 차례 올랐지만 보험업계는 정비기술의 발달로 작업시간이 줄었다는 이유를 들어 정비요금(시간당 공임×작업시간)을 사실상 올려주지 않았다.

전국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연합회 이용위(李龍偉) 전문위원은 “보험사들이 주는 공임은 일반 공임(시간당 2만3000∼3만 원)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다”며 “정비공장들이 줄줄이 도산할 위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손해보험협회 신상준(辛相俊) 자동차보장사업팀장은 “정비업계가 과당경쟁으로 수익성이 낮아지자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지난해 한국산업관계연구원 등에 의뢰해 시간당 2만8000원의 공임이 적정하다는 결과를 보고받았지만 보험업계가 반발하자 적정 정비수가를 재조정하고 있다.

▽보험료 얼마나 오를까=시간당 공임 인상이 자동차 보험료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도 두 업계의 견해 차이가 크다.

보험업계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공임 인상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비업계는 공임이 크게 올라도 보험료 인상요인은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시간당 공임이 2만5000원으로 지금보다 66% 오른다고 가정할 때 손해보험협회는 보험료가 10.6%(지급해야 하는 보험금 기준)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정비업계는 총 수입보험료가 기준이 돼야 하며 이 경우 시간당 공임이 66% 올라도 보험료는 5% 정도 오르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건교부 관계자는 “정부가 발표하는 적정 정비수가는 ‘가이드라인’이기 때문에 실제 정비요금은 보험사와 정비공장이 정할 문제”라며 “보험료 인상 폭은 양측의 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는 보험개발원의 검증과 금융감독원과의 협의를 거쳐 7월 1일을 전후해 보험료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자동차보험료율 조정주기를 연 1회에서 분기별 1회로 변경했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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