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大, 제2의 황우석 육성 프로젝트 진행

  • 입력 2005년 4월 13일 03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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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빛내리 교수          박윤 교수
김빛내리 교수          박윤 교수
서울대가 특정 연구분야에 연구비를 집중 지원해 육성하는 ‘선택과 집중’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진행하는 등 ‘제2의 황우석(黃禹錫) 박사 만들기’에 나섰다.

이는 기존의 균등분배식, 서열주의식 지원방식에서 벗어나 경쟁력 있는 연구분야에 집중 투자해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겠다는 것.

12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를 위해 특별연구비 100억 원을 조성해 자연대에 전액 지원키로 하고 이 중 60억 원을 최근 1차로 집행했다.

자연대는 지원금의 절반가량인 31억 원을 생명과학부에 배정하고 물리, 화학 분야에 20억 원을 배정하는 등 특정 분야에 연구비를 집중 배정했다.

서울대의 이번 프로젝트로 세계무대에서 괄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는 30대 교수들이 집중 지원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과학기술부가 선정한 ‘선도과학자’ 25명에 포함된 김빛내리(36·생명과학부) 교수와 서울대가 2001년 미국에서 초빙해 온 박윤(朴倫·33·물리학부) 교수 등이 대표적인 인물.

김 교수는 ‘마이크로 RNA의 생성에 관여하는 효소’를 세계 최초로 발견해 2003년 9월 이를 세계적 과학전문지인 ‘네이처’에 발표했으며, 박 교수는 2002년 2월 차세대 메모리 사업 분야의 핵심기술인 ‘스핀트로닉스에 관한 연구’를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자연대는 이들 연구분야를 중심으로 대당 5억∼6억 원 상당의 고가 장비를 우선 구입했다.

김 교수는 “교내에 제대로 된 연구기자재가 없어 한 달에도 몇 번씩 다른 대학에 가서 연구해야 했다”며 “공동연구 중심의 기초 기자재지만 최신 기기들이 들어오면 연구 효율성이 한결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도 “연구성과를 내면서도 연구환경이 열악해 한 단계 더 나아가지 못하는 현실이 늘 아쉬웠다”며 “선진기기 도입만큼 자유스러운 토론, 연구문화도 정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대 오세정(吳世正) 학장은 “자연대에 대규모 연구지원비가 배정된 것은 1980년대 말 이후 처음”이라며 “세계적인 성과물을 내도록 하기 위해 유망한 교수의 연구를 집중 지원하는 ‘스타교수 육성 프로젝트’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본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기초학문 육성 및 경쟁력 있는 연구분야를 집중 지원할 계획”이라며 “어느 분야든지 연구성과 및 진행 상황에 따라 최대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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