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예측만큼이나 힘든 게 어떤 직업이 앞으로 각광받을지 전망하는 일이다. 중앙고용정보원은 5년 후 국내에서 사회복지 법률서비스 정보화 관련 직업이 뜰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21세기 유망 직종으로 금융 컨설팅 디자인 분야를 꼽는다. 흥미로운 것은 요즘 대학의 인기 학과들이 이런 유망 전공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의대 약대 교육대 등 취업이 잘되는 전공을 선호하는 것은 안정성을 제일로 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것도 10년, 20년 뒤에 탁월한 선택이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직업의 미래가 불안해도 큰 흐름은 있다. ‘신(新)유목사회’의 등장으로 직장을 찾아 국경을 넘나드는 일이 늘어날 것이다. 영어는 기본이다. 인간의 수명 연장에 따라 직업 전선과 인생 설계에 큰 변화가 초래될 것이다. 인생의 ‘이모작’이 조심스레 거론된다. 대학을 마치고 직장에 들어가 20년 정도 일하면 지식 밑천이 바닥나므로 다시 대학에 입학해 새로운 공부를 하고 재취업을 하는 일이 흔해진다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인은 중대한 일을 앞두면 델포이신전(神殿)을 찾아가 신탁을 구했다. 신전의 사제가 예언하는 것을 듣고 그 말에 따른 것이다. 미래 예측이 힘들었던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이 신전의 벽에 쓰인 글귀가 바로 ‘너 자신을 알라’였다. 불확실한 직업 선택에서도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미래란 고정된 것이 아니며 인간의 도전으로 늘 변하는 게 아니던가.
홍찬식 논설위원 chansi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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