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길 “김일성의 빨치산 운동도 독립운동으로 봐야 한다”

  • 입력 2005년 4월 11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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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실 산하 ‘광복6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강만길(姜萬吉·사진) 위원장은 11일 “김일성(金日成) 북한 주석의 항일 빨치산 운동도 당연히 독립운동”이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이날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86주년 기념식을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갖는 문제에 대해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김 주석의 항일 빨치산 운동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김 주석이) 항일운동을 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 위원장은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은 어디까지나 독립운동”이라며 “독립운동은 그 자체로 독립운동으로 봐야 하고 사회주의 등을 따지는 것은 그 이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진보주의 역사학자인 강 위원장은 이전부터 김 주석의 항일 빨치산 운동을 독립운동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기 때문에 이날 발언이 ‘개인적으로는’ 특별히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좌익계열 독립운동가에 대한 서훈 여부를 놓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국무총리실 산하 위원회의 수장인 강 위원장이 이 같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논란이 제기될 전망이다.

강 위원장은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 특별법’에 따라 대통령 소속으로 신설되는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에 최근 내정된 상태다.

강 위원장은 이날 독립운동사에 대한 남북 공동연구와 관련해서도 “1980년대 이후 남쪽에서 사회주의 계열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가 이뤄졌으며, 그쪽(북한)도 처음보다는 많이 달라져 지금은 임시정부를 인정하고 있다”면서 “남북 간의 차이가 있지만 앞으로 그 차이가 좁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강 위원장은 보존 상태가 열악한 것으로 알려진 고구려 고분벽화의 보존사업을 광복 6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선정해 남북 공동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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