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스마트폰’…비즈니스맨의 움직이는 사무실

  • 입력 2005년 4월 11일 16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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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최근 내놓은 휴대전화는 ‘파일보기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름 그대로 마이크로소프트의 MS워드와 엑셀 프로그램으로 작성된 문서와 그림을 화면으로 볼 수 있다. PC에 연결해 ‘이동식 저장장치’로 쓸 수 있고 적외선 방식을 통해 프린터에 무선으로 연결하면 문서를 인쇄할 수 있다. PC가 가진 기능을 어느 정도 갖고 있는 셈이다. 지금까지 휴대전화의 발전 방향은 음악을 듣고 TV를 보고 사진을 찍는 등 ‘휴대전화로 즐기는’ 쪽이었다. 10대와 20대를 겨냥한 신제품이 쏟아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움직이는 사무실’ 역할을 하는 휴대전화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불리는 제품들이다. 이번엔 비즈니스맨이 주요 타깃이다.》

○ 휴대전화와 PC

휴대전화와 PC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들고 다니기 편하다는 ‘휴대성’과 여러 가지 작업을 할 수 있다는 ‘활용성’, 두 가지 측면에서 그렇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대립하는 성질이다. 들고 다니기 편하면 기능이 제한되고 기능을 다 넣으려다 보면 크기가 커진다.

‘휴대성’으로 치면 아무리 작은 노트북 컴퓨터도 휴대전화를 못 따라간다. 반대로 휴대전화가 PC를 흉내 내 정보검색과 문서 작성, 전문적인 계산과 사진 편집을 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더 큰 차이도 있다.

PC의 특징은 운영체제(OS)가 있고 필요한 소프트웨어는 사용자가 설치해서 쓴다는 점이다. PC가 어느 회사 제품인지는 상관없다. 일단 PC를 구입하면 사용자는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직접 골라 설치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 휴대전화는 별도로 프로그램을 골라 설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주는 대로 써야 한다.

○ 똑똑한 전화기 ‘스마트폰’

제조업체와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만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휴대전화의 단점이다. 이를 보완하는 방법은 없을까. 답은 휴대전화에 개인휴대단말기(PDA)의 기능을 포함시키면 된다. 이른바 ‘스마트폰’이다.

PDA는 처음부터 ‘손 안의 컴퓨터’를 목표로 만들어졌다. PC처럼 ‘윈도 모바일’이나 ‘팜’ 같은 OS도 갖고 있다. 더 전문적인 기능을 갖춘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면 돈을 내고 사서 쓰면 된다. 인터넷에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개 소프트웨어도 많아 다양한 기능을 쉽게 활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은 PDA의 이런 장점을 휴대전화로 옮겨 놓은 것이다. 최근 선보인 스마트폰은 일정 관리와 주소록 관리, 계산기, 도량형 환산 등의 작업을 할 수 있다.

○ 어떤 제품이 있나

팬택은 이달 중으로 PDA 기능을 포함한 스마트폰 ‘PH-8000T’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 제품은 PC에서 일정과 주소, 할 일 등을 관리하는 전문 일정관리 프로그램 ‘MS 아웃룩’을 사용할 수 있다.

휴대전화와 PC를 유선 USB 케이블로 연결할 때마다 ‘아웃룩’에 저장된 일정과 주소 등이 휴대전화로 들어간다. 휴대전화에서 일정을 바꾸면 PC에서도 바뀐다. MS 워드와 엑셀로 만든 문서를 읽는 것은 기본이다.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인터넷 검색도 되고 동영상과 음악 감상, 카메라 기능까지 갖췄다. PDA와 비교해도 기능이 떨어지지 않는다. 크기는 흔히 보는 휴대전화와 비슷한 정도다.

삼성전자도 최근 스마트폰 ‘무선랜 뮤직폰’을 내놓았다. 크기는 팬택 제품보다 다소 크지만 화면이 넓어 동영상 감상을 할 때는 더 편하다. MP3플레이어 수준의 음질을 즐길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제품은 무선랜 기능이 내장돼 인터넷 등을 이용할 때 통화료가 비싼 이동통신망 대신 정액 요금으로 초고속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무선랜 망을 사용한다. 다만 무선랜 망이 미리 설치된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LG전자와 한국HP도 작년 각각 ‘SC-8000’과 ‘RW-6100’이라는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이 두 제품을 포함해 한국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의 특징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모바일’ OS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사용자에겐 편리하다. 흔히 컴퓨터에서 보던 것과 OS가 비슷해서 처음 쓰더라도 금방 익숙해진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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