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나성린]뉴 라이트

  • 입력 2005년 4월 10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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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 라이트(new right)’라 불리는 단체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뉴 라이트는 라이트 즉, 보수우파를 계승하되 새로이 태어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러한 단체들이 나오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참여정부 출범 이래 한국이 지나치게 좌로 편향되어 있고 이것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아니라고 걱정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그동안 우리나라 우파가 부정부패든, 자기 몫만 챙기기든 무언가 잘못해 왔다는 반성 때문이다.

▷19세기 산업화시대 이래 좌파와 우파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했던 유럽국가를 보면,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 우파가 집권하고 먹고살 만하면 좌파가 집권하는 경향이 있다. 우파가 지향하는 경쟁, 효율, 시장경제가 경제성장엔 도움이 되지만 불평등과 소외계층을 파생시킴으로써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라의 선진화를 위해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하되 그 과정에서 소외된 계층을 함께 보듬고 갈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뉴 라이트의 등장은 바람직하다.

▷우리는 1961년 군사정부 등장 이래 40년 가까이 경제성장에 모든 가치를 부여하고 살아 왔다. 이 과정에서 우파가 득세했고 소외됐던 그룹은 반작용으로 좌파적 대안에 집착했다. 지난 40년 동안 학생운동, 노동운동, 전교조운동을 통해 축적해 온 이들의 역량은 간단한 것이 아니고 참여정부의 탄생으로 그 결실을 본 것이다.

▷공산주의의 실패에서 보듯이 이들 대안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에 의해 세뇌된 젊은 세대와 지역주의에 의해 당분간 이들이 지지하는 정당이 계속 득세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제대로 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선 젊은 세대와 우리 국민의 사고를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뉴 라이트 운동이 할 일은 바로 이러한 국민 정신개조운동이다. 그러나 이러한 운동은 지난 40년 동안 좌파운동이 그랬듯이 상당 기간 내실화와 대중에게 다가가는 노력을 요한다. 다음 대선을 목표로 뉴 라이트 운동이 섣불리 정치세력화를 꾀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나성린 객원논설위원·한양대 교수·경제학 hwalin@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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