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찰스 왕세자-커밀라 간소한 결혼식

  • 입력 2005년 4월 10일 18시 36분


코멘트
찰스 영국 왕세자(56)와 연인 커밀라 파커볼스(57) 씨가 마침내 부부가 됐다. 1970년 첫사랑을 맺은 뒤 우여곡절 끝에 이뤄낸 35년 만의 결합이다.

9일 윈저시청에서 열린 결혼식은 1981년 60만 명의 축복 속에 거행된 찰스 왕세자와 고(故) 다이애나 비의 결혼식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초라했다. 결혼식은 종교 예식 없이 성혼 선언만 한 채 25분 만에 끝났다. 하객은 윌리엄, 해리 왕자를 포함해 28명에 불과했고 신부는 웨딩드레스도 입지 않았다.

1만3000여 명의 시민이 시청 바깥에 모여 결혼을 축하했지만 다이애나 비를 잊지 못하는 상당수 시민은 여전히 싸늘한 눈길을 보냈다.

두 사람이 정식 부부가 되기까지는 커밀라 씨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던 것으로 영국 언론들은 평가했다. 적극적인 성격의 그녀가 우유부단한 찰스 왕세자를 이끌며 관계를 유지해 온 덕분이라는 것. 다이애나 비와의 결혼이 파경을 맞은 뒤 원인 제공자로 지목돼 미움을 받았을 때도 커밀라 씨는 끈질기게 기다리며 자신의 입지를 넓혀 왔다.

영국 왕실은 그녀를 “매우 관대하며 겸손한 사람”으로 치켜세웠다. 실제로 예민한 성격의 다이애나 비와는 달리 그녀는 털털한 성품을 지닌 인물이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그녀는 찰스 왕세자가 왕이 된 뒤에도 ‘왕비’가 아니라 ‘프린세스 오브 콘소트(왕의 배우자)’란 호칭을 사용하며 “조용히 내조하는 삶을 살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