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油田의혹]靑 “언론이 냄새만 피워…” 이광재 감싸기

  • 입력 2005년 4월 8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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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청의 유전사업 의혹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 이 의원을 거들고 나선 청와대의 전면 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이 의원은 “드러난 것 이상이 있다”는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7일 발언에 대해 8일 “박 대표는 일요일(10일)까지 증거를 제시하라. 증거를 제시하면 책임질 수 있는, 최고의 책임을 지겠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박 대표도 ‘최고의 책임’을 지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응전에 나섰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 의원이 곧 박 대표를 향해 폭탄선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도 8일 소식지인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의 냄새만 피우는 비겁한 방식은 옳지 못하다”고 싸움에 끼어들었다. 여권 핵심부에서 사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분위기가 진하게 감지되고 있다.

아무튼 이 의원을 의혹의 전면에 등장시키려는 한나라당의 전략은 일단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아무런 근거 없이 철도공사 의혹을 제기하는 줄 아느냐”며 “내가 이 의원 정도를 잡아넣으려고 그러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우리에게는 물증이 있다”며 “그중 하나는 철도공사 왕영용 사업개발본부장이 회의석상에서 ‘이 의원이 이 건을 밀고 있으니 힘껏 소신대로 추진하면 된다’고 말했다는 정황 증거도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권영세(權寧世) 한나라당 ‘오일게이트’ 진상조사단장도 이날 지난해 9월 30일 철도공사 차장실에서 차장 주재로 열린 회의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며 이 의원의 연관성을 암시했다. 이 보고서에는 “석유개발전문회사(한국크루드오일·KCO) 사업은 국회 산업자원위원회와 산업자원부 주관으로 진행되는 만큼 믿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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