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만 훑어보고… 방송 나가는 날… 방송사 심의 ‘겉핥기’

  • 입력 2005년 4월 8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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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프로그램의 사전 점검 기능을 하는 지상파 방송사의 자체 심의가 부실 운영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盧成大)가 지난해 10∼12월 KBS MBC SBS EBS의 자체 심의 현황을 조사해 8일 발표한 결과다.

자체 심의는 ‘방송 사업자는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심의할 수 있는 기구를 두고 프로그램이 방송되기 전 이를 심의해야 한다’는 방송법 86조에 따른 것으로 대본만 보고 심의하는 대본 심의와 완성된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하는 제작물 심의로 나뉜다. 심의 의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프로그램 건당 300만 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보도프로그램은 자체심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방송위의 조사 결과 KBS의 제작물 심의 비율은 83.6%였으나 MBC와 SBS의 제작물 심의 비율은 각각 43.5%와 42.5%에 그쳐 전체 제작 프로그램의 절반 이상을 대본으로만 심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BS만이 전체 프로그램을 제작물 심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MBC의 경우 제작물 심의를 하지 않으면 간접광고 등의 문제점을 사전에 찾아 수정하기 어려운 드라마에서 대본 심의가 80%에 이르러 심의가 ‘요식절차’에 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SBS도 다큐멘터리 196편 중 195편을 대본으로만 심의했다.

심의를 방송 당일에 하는 경우도 ‘수박 겉핥기’ 심의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KBS의 경우 대본 심의를 받은 356편 중 352편이 방송 당일 심의됐다. 제작물 심의도 당일에 받는 사례가 KBS 21.9%, MBC 31.6%로 나타났다.

지상파 TV 방송사 심의 현황
방송사 대본 심의제작물 심의
KBS356(16.4%)1819(83.6%)2175
MBC757(56.5%)584(43.5%)1341
SBS872(57.5%)644(42.5%)1516
EBS0899(100%)899
(단위:건)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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