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기타]‘얼굴경영’… 밝게 웃는 얼굴 세상도 웃는다

인상학 박사인 저자는 음식을 먹는 속도나 습관에 따라서 성격과 운기가 다르게 나타난다고 말한다. 저자는 팔자를 바꾸려면 음식 먹는 습관, 걸음걸이, 말씨를 고치라고 충고한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얼굴경영/주선희 지음/391쪽·1만5000원·동아일보사

‘캔디’, ‘코난’, ‘세일러 문’과 같은 일본 TV만화를 보면 주인공들은 아무리 나쁜 상황에서도 밝게 웃으며 ‘예∼’하고 과장되게 대답한다. ‘명랑의 과장’이라 할 이런 캐릭터는 너무 상투적이고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에 직면한다. 그러나 이 책 ‘얼굴경영’을 읽고나면 그런 캐릭터가 어린이들의 인상(人相)과 마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를 깨달을 수 있다.

“성격과 인성이 뚜렷하게 자리 잡지 않은 어린아이의 경우 주변 환경이 인상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준다. 얼굴 근육은 뇌의 명령을 따르며 어떤 근육을 자주 쓰느냐에 따라 불과 3∼4개월 만에 표정이 달라진다.”

저자는 국내 최초로 인상학으로 박사학위 논문까지 받았다. 그는 동아일보 위크엔드에 ‘주선희의 인상보기 희망읽기’ 칼럼을 통해 고정된 관상(觀相)이 아니라 변화하는 인상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한마디로 ‘인상은 곧 심상(心相)’임을 줄기차게 이야기해 온 그의 말에 따르면 인상과 이를 통한 운명은 개척되는 것이다.

그는 특히 오장육부나 생각, 마음가짐에 따라 나타나는 찰색(察色)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우리는 흔히 ‘요즘 얼굴색이 좋다’는 말을 통해 그 사람의 일이 최근 잘 풀리고 있음을 ‘발견’한다. 그런데 저자는 찰색이야말로 사람의 운명을 예고하는 ‘일기예보’라고 말한다. 마음가짐을 바꾸고 이를 통해 얼굴 인상을 바꾸려고 노력하다 보면 일이 저절로 잘 풀린다는 것이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인상학에 대한 글은 이런 설명을 가장 잘 보여준다. 취임 초기 그의 얼굴은 분장하지 않고도 화색이 돋보였다. 탄핵정국 때는 얼굴의 탄력이 떨어지고 볼의 살이 빠졌다. 얼마 전부터 눈이 둥글어지고 턱까지 좋아져 부드러운 인상과 후덕한 모습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쌍꺼풀 수술 후 찢어진 눈이 원만하게 변했다고 말한다.

언뜻 보면 결과론적인 설명 같지만 대통령이 될 당시 그의 지지도가 절반이 못됐고, 탄핵정국 당시 지지도는 오히려 높았고, 최근 지지도가 바닥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른 이야기가 된다.

“귀와 이마, 인당을 보면 원래는 급한 성격이었으나 계획을 가지고 나름대로 노력해 스스로 발전했음을 알 수 있다. …걸을 때 흔들리는 어깨는 사람들에게 과거 못마땅한 인상을 주었으나 지금은 스스로 고쳐 안정된 모습을 보여준다.”

국가의 운명을 걸머쥔 대통령이 마음가짐을 바꾸고 이를 통해 인상을 좋게 바꾸었으니 국가의 운명도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기대를 품게 만드는 이야기다.

이 책에는 이런 총론성 글보다는 각론성 글이 훨씬 더 풍성하다. 1부에서는 정신이 머무는 집인 눈, 재물을 모으는 금고인 코, 관능의 출입구인 입술, 유년시절의 성장보고서인 귀처럼 얼굴의 주요 부위뿐 아니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체 부위에 담긴 인상학적 의미를 풀어준다. 2부에서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김수환 추기경,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프로골퍼 박세리, 용사마 배용준 등 유명인들의 인상을 집중 분석한다. 3부에서는 조직생활과 사회생활에 필요한 인상 상식, 4부에서는 가정생활에 필요한 인상학이 자세히 소개돼 있다. 5부에서는 좋은 인상을 만들기 위한 마음 훈련과 이미지 트레이닝을 안내한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