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고래고기 싸고 팽팽한 긴장

  • 입력 2005년 4월 6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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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적으로 유통되는 고래고기에 대해 왜 문제 삼느냐.” “판매되는 고래고기 대부분이 불법 포획 의혹이 짙다.”

그린피스의 캠페인 선박 레인보 워리어((Rainbow Warrior)호가 포경(捕鯨·고래잡이)을 반대하며 입항한지 사흘째 되는 6일 울산 남구 장생포항. 그린피스 관계자들과 장생포 주민들 간에 아직 직접적인 마찰은 없었지만 팽팽한 긴장은 계속되고 있다.

레인보 워리어호 입항 첫날인 4일에는 그린피스 단원 10여명이 장생포항 인근의 고래고기 식당을 다니며 손님들에게 “고래고기를 먹지 말라”며 캠페인을 벌이다 식당 주인과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장생포에서 50여 년째 고래고기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62·여) 씨는 “나라마다 음식문화가 다르듯이 고래고기도 우리의 오래된 전통음식”이라며 “합법적인 유통과정을 거친 고래고기를 먹는 사람까지 불쾌하게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린피스 관계자로 이번에 방한한 짐 위킨스 씨는 4일 기자회견에서 “고래고기를 먹는 한국과 일본에서 지난해 혼획(混獲·고기잡이 그물에 걸려 죽은 고래)된 고래는 196마리로 세계 전체에서 혼획된 고래의 87%를 차지하고 있다”며 “고의적으로 고래잡이를 했을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한국에서 유통되는 고래고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

그린피스는 당초 4, 5일 이틀간 장생포항에 머물 예정이었으나 11일까지 장생포에서 고래보호 캠페인을 벌인 뒤 출항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고래잡이 전진기지’였던 장생포 주민들은 이 배의 입항을 저지하기 위해 당초 수 십 척의 어선을 동원, 해상시위 계획을 세웠다가 국제분쟁을 우려한 당국의 만류로 취소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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