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속 추기경 누굴까…교황 2003년 31명 임명때 1명 미공개

  • 입력 2005년 4월 6일 18시 36분


코멘트
‘비밀의 추기경’은 과연 누구일까. 6일 바티칸에서는 이름과 얼굴은 물론 출신국조차 철저히 비밀에 싸인 한 사람의 추기경을 둘러싸고 다양한 추측이 오가고 있다.

발단은 2003년 10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추기경 31명을 새로 임명하면서 1명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 교황은 당시 “1명의 이름은 마음에 남겨 두겠다”고만 밝히고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또 서거를 앞두고도 전혀 언급하지 않아 ‘미스터리’로 남았다.

추기경 임명에 전권을 쥔 교황들은 과거에도 가톨릭이 박해 받는 지역에서 추기경을 임명할 때 신원을 공표하지 않았던 적이 있다. 냉전 시절 공산정권하의 성직자들을 추기경 또는 주교로 임명할 때도 그랬다.

외신들은 일단 바티칸 소식통들을 인용해 ‘비밀 추기경’이 중국에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은 로마 교황청의 가톨릭을 인정하지 않는 나라로 정부가 가톨릭 사제를 임명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요한 바오로 2세의 오랜 개인비서였던 스타니슬라프 지위즈(65) 폴란드 대주교 등 측근 3명을 주목하기도 한다.

요한 바오로 2세가 남긴 ‘영성록’에서도 비밀 추기경에 대한 언급이 없어 그를 둘러싼 궁금증은 더욱 커지게 됐다.

차기 교황이 끝내 그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고 당사자 역시 함구한다면 비밀 추기경의 신원은 영원히 비밀로 남게 될 수도 있다.

현재로선 비밀 추기경이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어 차기 교황을 뽑는 이번 콘클라베에 참여할 수는 없게 됐다.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