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벌어들인 1322억달러는

  • 입력 2005년 4월 5일 04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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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동안 한국 상장주식에 투자해 벌어들인 1322억 달러(작년 말 환율로 약 136조8400억 원)는 얼마나 되는 돈일까.

한국은 지난해 2542억2100만 달러어치를 수출했고 2244억7000만 달러어치를 수입해 297억 달러를 약간 웃도는 무역수지 흑자를 거뒀다.

따라서 국내 상장주식에 투자한 외국인들의 7년간 수익은 한국 기업들이 1년간 제품을 만들어 전 세계에 판매한 총수출액의 절반을 넘는 금액이다. 또 지난해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 흑자의 4.4배에 이른다.

한국은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총 1301억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남겼다. 상품과 서비스 수출로 벌어들인 돈, 해외 친지들이 국내로 송금한 돈을 모두 합쳐도 같은 기간 외국인들이 국내 증권거래소에서 벌어간 돈에 약간 못 미치는 것이다.

또 일반회계 기준으로 한국의 1년 예산을 웃도는 금액이기도 하다. 작년 말 국회를 통과한 올해 예산은 134조3704억 원. 외국인들이 7년간 벌어들인 돈이 한국의 한 해 나라 살림 규모를 넘는다는 얘기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778조 원의 17.5%에 해당하는 돈이기도 하다.

또 최근 경기침체의 주요 원인이었던 가계부채를 3분의 1 가까이 갚을 수 있는 액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신용카드나 할부금융을 통한 외상구매)을 합친 가계부채는 총 474조6623억 원. 외국인의 주식투자 수익 136조8400억 원은 한국의 총가계부채 대비 28.8%에 해당한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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